취임축포 터트린 美증시…코스피도 '바이든 랠리' 이어갈까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1.2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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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20일 정오(현지시간) 미연방의사당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 AFP=뉴스1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20일 정오(현지시간) 미연방의사당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조 바이든 대통령 시대 첫날을 맞아 뉴욕 증시가 축포를 쏘아 올렸다.

대규모 추가 경기부양책을 향한 기대로 3대 지수가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그동안 부진했던 대형 기술주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전날 3100선에 복귀한 코스피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초기 정책 방향에 많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83% 오른 3만1188.38로 마감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1.39%, 1.97% 상승했다.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유료 가입자가 급증한 넷플릭스(16.85%)를 필두로 알파벳(5.36%), 아마존(4.57%), 애플(3.29%), 마이크로소프트(3.65%)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올랐다.

전날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지명자가 법인세 인상과 규제를 지연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9월 이후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기업은 규제 강화 우려와 차익매물 출회 등 요인으로 S&P500 대비 부진했고 11월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나스닥이 20% 급등할 때도 제한된 등락에 그쳤다"며 "옐런 지명자의 발언으로 기대 심리가 확산하고 넷플릭스의 급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 첫날부터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뒤집는 17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하고 멕시코 장벽을 건설을 중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초기 주요 어젠다로는 코로나19 대응, 경제회복, 기후변화, 인종 갈등 해결 등이 꼽힌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에서 추구하던 미국 우선주의에서 벗어나 국제사회 적극 관여, 동맹 교류 협력 등 과거의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정권 출범 이후 탄력적인 추가 부양책을 향한 기대감이 재차 부각됐다는 점은 위험선호 심리를 확산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제 국내 증시는 본격적인 실적 시즌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 역시 실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법인세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보이자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 이유다.

서상영 팀장은 "한국 증시는 상승 폭이 높은 종목이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는 가운데 실적 기대가 높은 종목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결국 수출 증가는 기업 실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오늘 발표되는 수출입 통계에서 증가세가 뚜렷한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기대되는 업종은 역시 친환경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중 2조달러를 투입해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친환경 인프라 구축과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모빌리티 확대를 핵심 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관련 업체 역시 친환경 정책 기대감에 따라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코스피가 경기민감주 위주로 상승한 만큼 언택트(비대면) 관련주가 다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넷플릭스의 선전에 힘입어 비대면 산업을 향한 관심을 다시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경기 민감주에 쏠림이 있고 실물 경기 역시 완연한 회복세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인터넷 플랫폼, 미디어 콘텐츠 같은 언택트 관련주의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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