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사망자 발생에…정은경 "초고령층 접종계획 검토"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01.1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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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서 백신 접종자 29명 사망…"계속 모니터링할 것"

[글래스고우=AP/뉴시스] 8일 스코틀랜드 병원에서 한 간호사 화이저 코로나 19 백신의 주사약을 손에 들고 있다. 주사기로 빼내 접종자 팔둑에 주사한다. 2020. 12. 08.[글래스고우=AP/뉴시스] 8일 스코틀랜드 병원에서 한 간호사 화이저 코로나 19 백신의 주사약을 손에 들고 있다. 주사기로 빼내 접종자 팔둑에 주사한다. 2020. 12. 08.


노르웨이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맞은 29명이 사망하자 오는 11월 집단면역 형성 계획에 걸림돌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접종률이 60%에 못미칠 경우 집단면역 형성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노르웨이 사례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초고령층에 대한 접종 계획을 검토할 계획이다.

18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투여받은 29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들은 75세 이상 고령자들이었다. 노르웨이 의약청이 이 중 13명에 대해 부검을 한 결과, 백신의 일반적인 부작용이 사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후에 나타날 수 있는 발열 , 메스꺼움 등의 이상 반응이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에게 영향을 끼쳐 사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노르웨이 정부는 고령층에 대한 예방접종 지침 조정을 검토 중이다. 다만 건강하고 젊은 연령층에 접종 자제를 권고하지 않았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백신접종) 이상반응인 발열이나 구토 등이 (사망자) 기저질환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노르웨이 의약품당국의 조사결과를 계속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노르웨이에서 검토하는 것처럼 전문가들과 협의를 진행해 건강상태가 좋지않은 초고령자에 대한 접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자칫 오는 11월까지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위해선 전국민의 60~70% 이상이 접종해야 한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교수팀이 지난 8~20일 18세 이상 109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3.4%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백신 접종 시기에 대해서는 '지켜보다가 접종하겠다'는 의견이 67.7%로 절반을 넘었다.

화이자, 모더나 등의 코로나19 백신이 지금까지 사용된 적 없는 새로운 백신이라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들 백신은 기존 생백신이나 사백신 등 전통적인 백신과 다른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이다. 우리 정부가 확보한 백신 6600만명분 중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각 1000만명분, 2000만명분으로 전체 45%에 달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아직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과도한 공포심을 가져서도 지나치게 낙관해서도 안 된다고 조언했다. 다음 달부터 우리나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만큼, 백신 관련 데이터, 해외 접종 사례, 사망 사례 결과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이 다수에게 접종된 적이 없는 만큼 자료 확인이 필요하다"며 섣불리 예단하지 말고, 해외 백신 접종 자료를 확인하면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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