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이슈 정면돌파 文대통령, 국민 궁금증 답했지만 "집권5년차라…"

머니투데이 정진우 , 권다희 , 최경민 기자 2021.01.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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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신년 기자회견]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으로 열린 '2021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21.01.18. scchoo@newsis.com[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으로 열린 '2021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21.01.18.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개최한 ‘2021년 신년 기자회견’은 예상시간인 100분을 훌쩍 넘겨 2시간만에 끝났다. 코로나19(COVID-19) 상황을 감안해 사상 첫 온·오프라인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문 대통령은 30개 가까운 질문을 받았고 직접 답변을 했다.



1년만의 정식 기자회견인 탓에 현안 질문이 쏟아졌고, 문 대통령도 민감한 문제에 피하지 않고 적극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문제와 문재인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지는 부동산문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극한 대립 등 평소 국민들이 궁금해했던 사안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에 원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대책과 검찰개혁 문제 등에 대해선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부동산 투기에 역점을 두었지만 결국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했고, 추 장관과 윤 총장 갈등에 대해선 “사실 법무부와 검찰은 검찰개혁이란 시대적 과제를 놓고 함께 협력해나가야 될 관계인데, 그 과정에서 갈등이 부각된 것 같아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다”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이처럼 지난 1년간 국민들의 속을 태운 여러 현안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밝힌건, 취임 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 때문으로 분석한다. 문 대통령이 직접 국민적 현안에 입장을 밝히면서 지지율 반등을 꾀한 것이란 얘기다.

회견에 앞서 이날 아침 발표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7.9%로 여전히 40%대 아래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1월2주차(11~15일) 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주간집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 대비 2.4%포인트(p)오른 37.9%를 기록했다. 12월3주차(39.5%) 조사 이후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다 이날 반등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으로 열린 '2021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들으며 메모하고 있다. 2021.01.18. scchoo@newsis.com[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으로 열린 '2021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들으며 메모하고 있다. 2021.01.18.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이날 그동안 국민의힘 등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불통 대통령’이란 비판에 적극 해명했다. 기자회견을 1년만에 연 것은 코로나19 등 특수한 상황때문일 뿐 여러 방법으로 소통을 해왔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코로나 상황 때문에 기자회견 등 기자들과의 소통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그 사이에도 기자회견, 기자 초청, 춘추관 방문 등의 의논이 여러 번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방역 상황이 좋지 않아져서 미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기자회견만이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느 대통령보다 현장 방문을 많이 했고, 방문한 국민과는 양방향 대화 주고 받은 적이 많다. 여러 방식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 해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집권5년차인 올해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아쉬워했다. 정권말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해야할 일이 많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올해가 집권 5년차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서두를 수는 없다”며 “성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으면서, 그러나 저에게 남은 마지막 시간이기 때문에 그 시간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차 남북정상회담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 의미로 읽힌다. 방역을 비롯한 코로나 위기극복, 경제 활성화, 검찰개혁 등 문재인정부 앞에 놓인 여러 핵심 국정과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생각이란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으로 열린 '2021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1.18. scchoo@newsis.com[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으로 열린 '2021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1.18. [email protected]
하지만 이는 역설적이게도 문 대통령이 이날 솔직히 언급한 현안에 대한 한계로도 작동한다. 사실상 일할 시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탓에 이날 문 대통령이 언급한 장밋빛 청사진들이 실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잃어버린 2020년을 딛고 출발한 2021년이지만 아직도 모든게 불확실한 상황이다. 당장 부동산 문제부터 걸린다. 평균 3~4년 걸리는 공급대책이 과연 올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고, 코로나 위기 역시 올해 안해 끝날 수 있을 지 아무도 모른다.

여권 관계자는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선 문 대통령이 앞으로 1년여 남은 임기를 잘 마무리 하겠다는 다짐이 느껴졌다”면서도 “시간이 없는만큼 앞으로 복잡한 현안이나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선 청와대가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YTN 의뢰로 이달 11~15일 진행됐다. 전국 18세 이상 성인 5만120명에게 전화를 시도해 최종 2514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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