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 까먹어서…美 남성 비트코인 2600억원 날릴 위기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21.01.1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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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10년 전 받은 비트코인을 전자지갑에 보관했던 남성이 비밀번호를 까먹어 약 2억4000만달러(한화 약 2600억원)를 날릴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은 두번의 '비번 입력' 기회를 잃으면 이 돈을 찾을 수 없게 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스테판 토머스는 10년 전 암호화폐에 관해 설명해주는 영상을 만들어 준 대가로 7002비트코인을 받아 이 비트코인을 자신의 전자지갑에 보관했다.



당시 2~6달러 수준이었던 1비트코인은 10년 후인 현재 약 3만4000달러까지 올랐다. 그가 보유한 7002비트코인의 13일 기준 총 가치는 2억4000만달러에 달한다. 토머스는 이 비트코인을 다시 현금화하려 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오랜기간 사용하지 않은 전자지갑 비밀번호를 까먹었다는 점이다. 이미 비밀번호 입력 가능횟수 10회 중 '잘못된 비번'을 8회 입력했다. 남은 두 번을 틀리면 전자지갑 내 장치가 자동으로 모든 내용을 암호화해 영원히 비트코인을 찾을 수 없다.



토마스는 "그저 침대에 누워 비트코인만 생각한다"며 "새 전략으로 다시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지만, 되지 않고 다시 망연자실해진다"고 토로했다.

토마스의 사연이 알려지자 한 인터넷 보안 전문가는 토마스가 소유한 비트코인 10%를 주면 자신이 6개월 안에 이를 찾게 해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토마스 처럼 거액은 드물지만, 암호를 분실해 비트코인을 현금화하지 못한 사례는 다수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여태까지 채굴된 1850만 비트코인 중 약 20%는 지갑 분실 등의 이유로 소유주가 접근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 2013년에는 한 IT회사 직원이 7500비트코인이 있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실수로 버렸다. 현재 가치로 약 2억5000만달러(2714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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