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새 백신→변이→새 백신…제약사들은 두더지잡기 게임중

뉴스1 제공 2021.01.1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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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 방식의 화이자·모더나 유리
"제약사 막대한 이익낼 것" 전망도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크스 자치구의 의료시설에서한 남성이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 AFP=뉴스1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크스 자치구의 의료시설에서한 남성이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들이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 효능을 떨어뜨릴 경우에 대비해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주요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승인을 받은지 불과 몇 주 만에 임상시험을 다시 진행하고, 효능 저하를 상정해 공식을 수정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이를 '고양이 쥐잡기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잡아도 잡아도 계속 튀어나온다는 의미다.



이 상황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최대 70%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시작됐다. 백신 제조사들과 보건당국자들 사이에선 변이가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화이자와 텍사스 의대 연구진은 화이자 백신이 영국과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능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모든 돌연변이에 대해 실험한 건 아닌 데다, 더 많은 돌연변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리보핵산(mRNA) 백신을 제조하고 있는 미국 생명공학회사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의 안드레이 자루르 최고경영자(CEO)는 "더 많은 돌연변이를 대비하려면 새로운 백신을 설계하는 게 타당하다"면서 "새 백신이 나와야 새 변이 바이러스로부터 인체를 보호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선 mRNA 방식을 택한 화이자와 모더나가 유리하다고 FT는 전했다. 중국의 불활성화 백신이나 영국과 러시아의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과 달리 유전자 설계도(mRNA)만 넣으면 새로운 백신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mRNA 기술을 개발한 바이오엔테크가 "6주 안에 새 백신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 이유다.

이에 비해 다른 기술을 사용한 백신 제조사들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미국 의료분야 전문 투자은행 SVB 리링크는 "mRNA 백신은 새 백신 개발에서 접종까지 3~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아데노바이러스에 기반을 둔 아스트라제네카나 존슨앤드존슨 백신은 6~8개월, 노바백스 같은 단백질 기반 백신은 최장 9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에서 계속 돌연변이가 일어날 경우 백신 제조사들이 막대한 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VB 리링크의 제프리 포지스 애널리스트는 "대기업들이 나쁜 바이러스를 원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변이 바이러스는 백신의 상업적 가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영국 규제당국은 새 백신을 신속하게 승인하기 위해 계절성 독감 백신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감 백신은 대규모 임상시험 없이 매년 수정된 버전을 승인받고 있는데, 이 때 접종자에게서 형성된 중화항체 수로 예방효과를 간접적으로 판단한다.

백신 전문가인 피터 호테즈 베일러의과대학 교수는 "수정한 백신을 다시 승인받으려면 어떤 연구가 필요한지 미 식품의약국(FDA)가 더 많은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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