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주 번쩍…'블루웨이브' 美증시 어디를 볼까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21.01.0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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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푸른 물결)가 현실로 됐다. 통상 미국증시는 상·하원 다수당이 다를 때 성적이 더 좋았다는 점에서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일단 긍정론이 좀 더 우세한 모습이다. 이날 증시에선 업종 별로 반응이 확연히 달랐다.

달러화 /사진=AFP달러화 /사진=AFP


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상원 두 자리 결선 결과 민주당 후보 라파엘 워녹, 존 오소프의 당선이 결정되면서 민주당은 상원 표 대결에서 우세하게 됐다.(당내 반란표가 없다는 전제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조 바이든 차기 정부는 원하는 정책을 더 공격적으로 펼 수 있게 됐다.



시장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한다.

법인세율을 21%→28%로 올리려는 점은 대표적인 증시 악재다. 또 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려는 것은 해당 기업엔 악재가 될 수 있다. 반면 대규모 부양책으로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점은 호재로 평가된다. 그의 친환경 정책은 관련 업체에는 희소식이다.



증권가는 일단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CNBC는 증시 전략가들이 세금과 규제에 대한 시장 우려보다 재정지출에서 오는 혜택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투자은행 페더레이티드 에르메스의 필립 올랜도 전략가는 이날 보고서에서 "(이날 선거 결과가) 재정 부양과 인프라 지출로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주식시장에 일시적으로 흥분 요인(sugar high)이 될 것"이라고 썼다. 제프리스 경제학자들은 수개월 내 부양책이 나오면 경제성장률을 2%포인트 높일 것으로 봤다.

스트래티거스 정책연구책임자 댄 틀리프톤은 "시장은 더 오르지만 이전처럼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정책 수혜업종에서 수익이 날 것으로 전망했다.


법인세율 인상폭도 조절될 가능성이 나온다. CNBC는 정가에선 민주당이 법인세율을 28%가 아닌 25%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당내 보수 성향 의원들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날 증시에서는 업종에 따라 성적이 확연히 엇갈렸다.

친환경 관련주인 태양광 업체 선파워 20.2% 급등했다. 전기차업체 테슬라도 2.8% 올랐다. 인프라 관련해 중소 장비업체 US콘크리트 14.5% 급등했고 대형 건설장비업체 디어(Deere)도 5.9% 상승했다. 중소형 업체가 많이 포함된 '러셀2000' 지수는 2.5% 상승했다.

돈 풀기로 인한 금리상승 효과가 기대되는 금융주에도 투자자가 몰렸다. S&P 500 은행 지수는 4.4% 올랐는데, 지난 11월 9일 화이자 백신 임상결과 소식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 가능성 확대로 아프리아(Aphria), 틸레이, 크로노스 등 대마초주는 일제히 두 자릿수 급등했다.

반면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8.17포인트(0.61%) 하락했다. 규제 우려로 애플은 3.4%, 넷플릭스는 3.9% 떨어졌다.

한편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있다. 일본의 펀드매니저 다케이 아키라는 로이터에 "부양책은 오래된 얘기고 주가 상승은 과도하다"면서 이날 의회 난동 사건을 지목해 미국 사회의 통합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국채가 투자하기 좋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3월 이후 처음으로 1%를 돌파했는데, 연말 2% 수준까지 오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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