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효과 과대 추정" 조세연, 이재명에 재반박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2021.01.0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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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최종보고서 /자료=한국조세재정연구원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최종보고서 /자료=한국조세재정연구원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실효성 논쟁의 중심에 섰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경기도 싱크탱크 경기연구원(경기연)의 지역화폐 효과 주장을 반박했다.

지역화폐 효과 추정이 과도하고, 결제수단 외 다른 요인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지사는 정부의 3차 코로나19(COVID-19) 맞춤형 피해지원대책(재난지원금) 지급과정에서 지역화폐를 통한 전국민 지원을 주장하고 있어, 지역화폐 효과에 대한 2차 논쟁이 불거질 전망이다.



4일 조세연이 낸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조세연은 선행연구 검토에서 이재명 지사와 경기연의 지역화폐 효과 주장을 반박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해 9월 조세연이 이 보고서의 내용을 중심으로 '조세브리프'(요약자료)를 내자,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지역화폐 실효성 논란을 불렀다. 최종보고서에는 9월 이후 논의된 연구에 대한 조세연 분석이 추가됐다.



조세연은 추가 내용에서 경기연의 '지역화폐의 경기도 소상공인 매출액 영향 분석: 2019 1~4분기 종합'을 다뤘다.

경기연 보고서는 경기 지역 내 소규모 업체 3800곳의 매출 변화를 분석한 계량분석 결과로 지역화폐의 실효성을 주장한 것으로 '지역화폐가 소비자의 기존 소비를 대체할뿐 아니라 45만원어치 추가소비를 이끌어 낸다'는 결론을 담고 있다. 이 지사 역시 이 연구를 인용해 조세연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조세연은 "경기연 연구는 지역화폐 효과를 분석했다고 주장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가 연구대상 기간인 2019년 청년배당과 산모건강지원사업 등 2183억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했는데,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소비자가 현금으로 구입해 사용하는 지역화폐와 동일하게 효과를 분석해선 안된다는 얘기다.


조세연은 "지역화폐 1만원을 지원금으로 지급하면 정부 보조금은 1만원인데, 5% 할인 금액으로 소비자가 구매할 경우 정부 보조금은 500원에 불과하다"며 "2183억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정부보조금 지출은 4조3660억원의 지역화폐를 발행한 것과 동일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들어간 예산을 적게 잡아 지역화폐 효과를 과대 추정했다는 게 조세연의 주장이다.

조세연은 이어 "무상으로 지급된 지역화폐 효과와 소비자가 구입한 지역화폐 효과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며 "무상 지급 지역화폐 효과는 엄밀하게 말해 지역화폐가 아닌 정부 지원금 효과로 표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분석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조세연은 "설문조사가 2019년 한해 동안 3800여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져 산업별·지역별 시계열 추세나 시간고정효과가 통제되지 않았다"며 "지역별로 다른 경제여건을 통제하지 않아 소매업 매출 변화가 지역화폐로 인한 것인지 계절적·지역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구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해 12월31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지역화폐 실효성을 재강조하며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연구결과를 비판했다. /사진=이재명 지사 SNS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해 12월31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지역화폐 실효성을 재강조하며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연구결과를 비판했다. /사진=이재명 지사 SNS
한편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조세연 연구에 대한 비판과 지역화폐 실효성에 대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지사는 최근 글에서 행정안전부 산하 지방행정연구원의 연구결과를 인용, "지역화폐는 투입예산을 뛰어넘은 부가가치를 만들고 상당한 소상공인 지원효과를 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조세연의 연구기간은 지역화폐 정책 본격시행 전이고 대형유통재벌로부터 영세소상공인으로의 매출 이동 목적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보수언론과 일부 정치인이 국책연구기관을 동원해 선별 현금 지급을 주장하는 이유가 대형유통기업의 이익 때문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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