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주인 구하려다… 늑대와 혈투 벌이고 숨진 러시아 반려견

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2020.12.3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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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구하고 숨진 반려견 제시. 트위터 캡처.주인을 구하고 숨진 반려견 제시. 트위터 캡처.


러시아에서 반려견이 어린 주인을 구하기 위해 늑대에게 맞서 싸우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31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북부 코미공화국의 한 마을에서 예멜리얀(10)이라는 소년이 커다란 늑대가 접근하는 것도 모른 채 집 근처 숲에서 형제들과 놀고 있었다.

CCTV 확인 결과 예멜리안이 술래잡기를 하기 위해 눈더미 속으로 숨을 때 늑대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이를 발견한 반려견 제시는 예멜리안을 구하기 위해 총알처럼 달려나가 늑대를 공격했다.



제시는 예멜리얀을 노리는 늑대와 싸우기 시작했으나 자기 몸집의 2배가 넘는 늑대에게 일방적으로 공격 당하며 고통스러워 했다.

예멜리안은 제시가 고통스러워하는 내지르는 비명 소리를 듣고 아버지인 루슬란에게 재빨리 알렸고 루슬란은 이웃들과 함께 밖으로 나와 늑대를 쫓았다.



그러나 이미 제시는 온몸에 상처를 입은 채 피범벅이 돼 있었다. 늑대에게 목덜미를 물린 채 끌려가던 제시는 루슬란과 이웃들의 도움으로 구조됐으나 의식이 희미한 상태였다.

제시는 루슬란에 의해 곧바로 동물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수의사는 "더 손을 쓸 수가 없다"며 진통제만 놓아주었다.

결국 제시는 가족의 품에 안겨 숨을 거뒀다.


루슬란은 "늑대는 우리가 쫓는 것을 알고 제시를 놔두고 달아났다"며 "늑대들이 최근 민가로 내려와 개들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 특별히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은 제시를 죽인 늑대의 사살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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