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연기…첫 발사 내년 2월→10월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12.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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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자료사진=항우연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자료사진=항우연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첫 발사가 조립 복잡성, 부품 납품 차질 등의 영향으로 당초 계획인 내년 2월보다 8개월 더 연기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2021년 2월 더미 위성을, 같은 해 10월 실제 위성을 탑재해 발사하는 계획을 2021년 10월과 2022년 5월로 각각 미룬다고 29일 밝혔다. 누리호는 600~800㎞ 지구 저궤도에 1.5톤(t)급 실용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3단형 발사체로 국내 기술로 제작 중이다.



이번 결정은 서면으로 진행된 제18회 국가우주위원회에서 내려졌다. 이날 국가우주위원회 측은 “한국형발사체 개발의 충분한 준비를 통해 발사 성공 가능성을 높이자는 전담평가단의 의견을 수용해 발사일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산·학·연 전문가 15인으로 구성된 전담평가단은 지난 9월부터 약 3개월 간 한국형발사체 향후 개발 일정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을 수행했다. 그 결과 발사 성공률을 높이고 안정적인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1차 발사는 2021년 10월, 2차 발사는 2022년 5월로 변경하는 수정안을 내놨고, 과기정통부가 이를 받아들여 누리호 발사시기가 변경됐다.



일정 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발사체 1단부 개발이다. 1단부는 발사체에서 가장 큰 추력을 내기 위해 75t급 엔진 4기가 묶인 클러스터링 구조로 설계됐다. 과기정통부 측은 “1단부 조립 복잡성으로 인한 조립 절차 수정, 관련 부품 납품 지연 등으로 인해 추가적인 작업 시간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형발사체의 전기체(단간 조립이 완료된 발사체)를 구성하기 위한 3단형 단간 조립과 극저온 환경에서 기체 건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WDR(Wet Dress Rehearsal)을 실시하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WDR는 -183℃의 산화제(액체산소)를 충전·배출해 비행모델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시험이다. 애초 계획에는 WDR이 포함돼 있지 않았으나, 산화제에 의한 극저온 환경의 기체 건전성 확인을 위해 1차 발사 시 WDR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반영키로 했다.

한국형발사체 개발 계획/자료=과기정통부한국형발사체 개발 계획/자료=과기정통부
누리호는 현재 1단을 구성할 75t 엔진 4개로 이뤄진 1단 엔진 클러스터링 기술 검증을 위한 인증모델(QM) 조립을 완료하고 종합연소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1월엔 75t 엔진 1개로 구성된 로켓 시험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한국형발사체 연구진들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핵심 기술들을 배우고 축적하고 있다”면서 “내년 본 발사를 앞두고 연구진과 관련 산업체들은 더욱 심혈을 기울이면서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정부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위원회에선 5세대(5G) 이동통신망 품질을 높일 ‘정지궤도 공공복합통신위성(천리안3호)’을 내년부터 2027년까지 개발하는 사업안이 확정됐다. 이 위성은 지상망 붕괴 지역에 대한 긴급통신 지원, 해경의 해상구조 및 해상방위 활동 지원, 항공기 안전운행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용량으로 공공통신을 중계할 ‘광대역 통신 탑재체’, 안정적인 하천수위 정보를 중계할 ‘정보수집 탑재체’, GPS 위치정보를 정밀보정한 신호를 중계하는 ‘위성항법보정 탑재체’를 해외자문을 받아 국내 주도로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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