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백화점에서 5시간 쇼핑…28만명 몰린 현대百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12.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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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방의 진화...온라인 라이브 쇼핑=>예능형 쇼핑...온라인과 라이브로 변신한 백화점

(왼쪽)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외관, (오른쪽)네이버가 기획한 '리코의 도전' (왼쪽)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외관, (오른쪽)네이버가 기획한 '리코의 도전'


"폐점 뒤 불 꺼진 백화점에서 나홀로 5시간 쇼핑을 한다면?" 쇼핑 매니아들의 플렉스(FLEX·큰 돈을 쓰다) 욕구를 충족시켜줄 네이버X현대백화점의 첫 예능형 라이브방송이 대박을 쳤다.

지난 27일 오후 8시30분부터 5시간 동안 네이버가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진행한 첫 예능형 라이브커머스에 27만8800여명이 접속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일반적인 라이브방송의 평균 접속자수가 2만명~5만명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평소 대비 10배 가량의 인원이 몰려든 것이다.



네이버가 처음으로 선보인 예능형 쇼핑콘텐츠 라방 '리코의 도전'은 독특한 컨셉으로 백화점이라는 쇼핑 공간을 실시간 온라인 라이브 방송에 옮겨놓았다. 코로나19(COVID-19) 3차 대유행으로 라이브커머스가 오프라인 공간을 대체할 수 있는 강력한 채널로 부상하면서 라방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 더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는 방송의 기능을 강화해 커머스의 힘을 극대화했다.

'리코의 도전'은 네이버의 퀴즈쇼 진행자인 리코가 8시30분부터 무려 5시간 동안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쇼핑을 하는 컨셉으로 층마다 한도를 알 수 없는 네이버의 법인카드가 제공됐다. 만일 리코가 각 층에서 고른 품목의 가격이 네이버의 법인카드 한도를 넘을 경우 본인 개인 카드로 결제를 해야 했다.



이번 라이브커머스에서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층에서 쇼핑을 시작한 리코는, 첫 스타트로 50만원 상당의 화장품과 향수를 골라 네이버 법인카드로 결제를 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1층에서 뽑은 카드의 한도는 800만원으로, 카드 한도보다 너무 적은 금액을 쇼핑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지하 1층 식품관에서도 네이버 법카 쇼핑에 성공한 리코는 2층 니치향수 존에서 180만원 어치 향수를 쇼핑했다. 하지만 2층에서 고른 네이버 법인카드 한도는 100만원에 불과해, 리코는 울먹이며 개인 체크카드로 결제를 실행했다.

3층에서 비비안웨스트우드 핸드백과 가디건 결제에 성공한 리코는 4층 아동관에서 380만원대 고가의 유모차 겸 전동차를 플렉스한다. 400만원에 이르는 금액도 결제에 성공하기 이르는데 4층에서 뽑은 네이버 법인카드 한도가 1000만원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네이버X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라이브방송에서 소개되면서 라방 준 판매된 제품들 네이버X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라이브방송에서 소개되면서 라방 준 판매된 제품들
네이버와 현대백화점의 실험적 예능 쇼핑방송 '리코의 도전'은 오후 10시 기준 동시간대 접속자수가 22만명에 달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리코가 들른 매장과 구매한 제품들은 라이브 방송 중 연달아 품절됐다. 라방 시청자들은 "다리 아플 텐데 쉬었다 쇼핑하세요", "4번 카드를 고르세요" "커피 한잔 드시고 쇼핑하세요. " 등 적극적인 참여로 즐거움을 더했다.

온라인 쇼핑과 홈쇼핑을 결합한 라이브 방송에 예능형 콘텐츠를 가미한 네이버의 첫 실험은 약 28만명이 접속하는 성과로 마무리됐다. 호스트가 폐점한 백화점을 5시간 동안 돌면서 백화점을 실제로 방문한 듯한 대리만족·대리쇼핑 효과를 극대화했으며 '카드 한도'라는 제약 요소가 긴장감을 높여 시청률을 끌어올렸다.

연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에 달하는 3차 대유행이 장기화되며 유통업계가 네이버·카카오와 합작한 라이브커머스의 진화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채널벌, 업체별 라이브커머스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면서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최근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라방을 진행한 질레트 면도기의 경우, 경품으로 포르쉐를 제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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