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0 넘은 코스피, 연말 차익실현 욕구도 넘을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12.2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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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800선을 돌파한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모습. 2020.12.24/뉴스1(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800선을 돌파한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모습. 2020.12.24/뉴스1


우리 증시가 여러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처음으로 2800선을 돌파했다.

각 국의 경기 부양책과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 회복 기대감, 글로벌 주식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 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연말을 맞아 수급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은 변수다.



당장 28일은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기준일이기도 하면서, 10% 대주주 과세 대상 확정일이기도 하다.

종목별 배당 수익을 노린 매수세 유입과 오는 29일 배당락일 매물 출회 수요 확대가 연이어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종목별로 10% 이상 주주의 지분율 감축을 위한 매물 출회가 나타날 수 있다. 주로 개별 기업의 주주 중 10%를 살짝 넘는 지분을 보유한 이의 경우 일부 물량 매도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 미국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 지연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12월 21~24일) 코스피지수는 34.68포인트 오른 2806.86으로 마감했다. 지난 4일 처음으로 2700을 돌파한 데 이어 약 3주 만에 2800선을 넘었다.


최근 매도세를 이어온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세로 돌아선 점이 눈에 띈다. 지난 한 주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750억원, 기관은 1조4904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주 우리 증시 강세는 미국 추가 부양책 합의 기대감,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강한 매수세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증시 대장격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기전자 업종의 강세도 코스피지수의 최고치 경신을 거들었다.

연말을 맞아 수급 불확실성이 높아진 측면이 있지만, 미국의 재정 부양책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전망은 2021년 증시에 대한 낙관 심리를 높이는 요인이다.

영국 정부와 EU(유럽연합) 간 미래관계협상 타결로 브렉시트 '노딜' 우려를 피한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에서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 출시 승인 검토에 돌입했다는 소식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반면 앞서 언급한대로 대주주 양도세 회피를 위한 종목별 매도 물량 확대 가능성과 오는 29일 배당락일에 따른 투자 심리 변화는 변수다. 연말 관망심리까지 더해질 경우 수급 불확실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또 코스피지수가 2800을 처음으로 넘어서면서 우리 증시가 단기간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상승했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미국의 부양책이 좌초되거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아직 남아있다.

이 같은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오는 30일 올해 마지막 주식 시장을 앞둔 기간 동안 우리 증시의 상승 탄력은 다소 둔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2021년 경기 회복세가 나타날 경우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 위주로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또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 정책에 따른 투자 아이디어도 염두에 둘 만하다는 분석이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따른 반도체 등 IT와 2차전지,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배당 및 주주 친화 정책 확대, 풍부한 유동성이 우리 증시 강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0년이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였다면, 2021년 코로나19 이후 경제 정상화로 가능 실적 장세가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실적이 회복되는 기업과 그렇지 않는 기업 간 투자 성과 차이가 확연히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이익 개선과 동시에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진행되는 과정에 있다"며 "이익 개선과 현금흐름 개선, 배당 증가가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형성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를 기반으로 2021년 이익 증가가 예상되면서 배당성향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밸류에이션은 고점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삼성물산, LG생활건강, 현대모비스, KB금융과 같은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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