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3남매, '보리의 고장' 보물이 되다

머니투데이 영광(전남)=정혁수 기자 2020.12.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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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농이 미래다] 전남 영광 '지내들영농조합법인' 이선화 기획팀장

'귀농3남매'중 이선화씨와 동생 이승현씨(오른쪽)이 직접 생산한 가공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사진=정혁수'귀농3남매'중 이선화씨와 동생 이승현씨(오른쪽)이 직접 생산한 가공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사진=정혁수


"도시에서 일할 때보다 소득은 줄었지만 농촌에서의 삶을 통해 더 행복해 지는 걸 느껴요. 농사를 지으면서 나 자신과 지역 모두 발전할 수 있다는 건 덤이구요. 형제들이 모두 귀농하다 보니 더 힘이 나요."

전남 영광 군남면에는 마을기업이 하나 있다. '청년농' 이선화씨(37)가 기획팀장으로 있는 '지내들 영농조합법인'이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보리 가공품은 맛좋고 품질좋기로 유명하다.



2016년 이씨를 시작으로 언니 호연씨(39), 동생 승현씨(34)가 차례로 귀농하면서 이들은 마을의 '보물단지'가 됐다. '귀농3남매'의 활약 덕분에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품이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탔다. 그 덕에 주민들의 주머니도 온기가 돌았다.

맨 먼저 귀농을 선택한 선화씨는 미술학도였다. 전북대 미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광주광역시의 한 가구회사에서 10년간 가구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직장생활엔 자신감이 넘쳤고 성과도 컸지만 농업을 만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졌다.



"부모님이 주민들과 함께 농산물 판매를 목적으로 한 마을기업을 운영하고 계셨어요. 홈페이지 관리와 온라인몰 운영을 좀 도와 드렸는 데 하다보니 성과도 나고, 비지니스로서의 농업 가능성도 보였어요. 이거다 했죠."

판단이 서자 곧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2016년 귀농을 해 곧바로 상품판매를 위한 오프라인 매장을 개설하고 온라인 마케팅을 본격화 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온 그에게 "회사에서 뭔 일 있는 거냐"고 물어오는 사람도 많았지만 지금은 든든한 응원군으로 바뀌었다.

판매 상품 단위를 '혼밥족' 등 달라진 패턴을 반영해 기존 5kg과 10kg에서 1kg과 2kg 등의 소포장으로 바꾸고, 포장지 디자인도 소비자들 눈높이에 맞춰 깔끔하게 변경했다. 쿠팡이나 SNS 등을 통해 판매처를 확대하고 자체 홈페이지도 개편했다.


그는 약 5000평 규모로 홍미와 향찰 등 기능성 쌀과 보리를 직접 재배하기도 한다. 또 특기를 살려 지내들 영농조합법인에서 판매되는 쌀과 보리, 잡곡 등의 제품 디자인과 홍보·판매 등을 책임지고 있다. 이씨 손을 거쳐 판매되는 지역 농산물만 매년 500톤에 달한다. 2016년 대비 3배 늘어난 물량이다.

이선화씨는 "젊은이들에게 농촌은 꼭 농업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꿈과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며 "청년농업인으로서 그러한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선화씨 사무실은 지내들 돌탑공원 인근에 위치해 있다. 돌탑공원은 매년 5월 열리는 '영광 찰보리 문화축제'의 주무대다. / 사진=정혁수이선화씨 사무실은 지내들 돌탑공원 인근에 위치해 있다. 돌탑공원은 매년 5월 열리는 '영광 찰보리 문화축제'의 주무대다. / 사진=정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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