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조여정…연예인만 13명, 게임광고는 왜 이러나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0.12.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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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픽셀 '그랑사가' 광고영상, 초호화 캐스팅 화제…게임사들이 톱스타 기용하는 이유

 '그랑사가'의 광고영상 '연극의왕' '그랑사가'의 광고영상 '연극의왕'


엔픽셀의 신작 게임 ‘그랑사가’의 광고 영상 ‘연극의 왕’이 화제다. 무려 13명의 인플루언서들을 한 광고에 담았다. 10분 남짓한 영상에는 억소리나는 배우들이 하나 둘 등장하는데 끝이 없다. 유아인, 신구, 이경영, 엄태구, 배성우, 조여정, 태연, 양동근, 오정세 등 소위 잘나가는 연예인들이 줄줄이 나온다. 진지한 분위기 속에 어린이 몸에 합성된 배우들과 코믹한 대사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몰입된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면 멈출수 없을테니) 바쁘신 분들은 함부로 영상을 열지 말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신규 IP로 시장 진입 어려워…인지도 위해 '스타 마케팅' 선택
게임 광고라는 사실은 영상 후반부에 확인된다. 게임 캐릭터 '라스'가 불쑥 등장하며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는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문화현상)을 활용한 자막이 나온다. 해당 영상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댓글 창에는 "2020년 최강의 어그로", "10분짜리 광고를 6번 돌려본다" 등 호의적인 반응 일색이다. 회사 측 의도대로 어그로를 끄는데 성공한 것. 지난달 13일 공개한 이 영상은 4일 기준 600만뷰를 넘어섰다. 흥행 기대감도 높다. 그랑사가는 지난달 22일 사전등록을 시작한 지 9일 만에 사전예약자 200만을 돌파했다.



엔픽셀은 신생 개발사다. 넷마블 '세븐나이츠'의 핵심 개발진이 엔픽셀을 창업하고, 3년 만에 '그랑사가'를 개발했다. 엔픽셀은 데뷔작에 미래가 걸린만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초호화 스타 군단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이유다. 엔픽셀은 짧은 시간에 신작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스타 마케팅만한 방안이 없다고 판단했다. 엔픽셀 관계자는 "그랑사가와 같은 신규 지식재산권(IP)은 유명 IP들과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하기엔 분명 어려움이 있다"며 "게임성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존재를 알리는게 관건이라고 생각해 과감하게 마케팅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게임 광고에 연예인을 모델로 쓰면 인지도를 높이고 다운로드수를 늘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본다. 아무리 게임성이 좋은 신작일지라도 마케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초기 성과를 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려한 스타를 앞세워 출시 전부터 시선을 끌면 출시 후 이용자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게임사들은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잠재적 매출도 노릴 수 있다. 평소에 게임을 즐기지 않지만 관심은 있는 이용자들을 게임으로 이끌기 수월해서다.



'미르4' 광고모델 이병헌.'미르4' 광고모델 이병헌.
대형 프로젝트에 연예인 모델 기용…게임성과 '스타 마케팅' 시너지 기대
위메이드도 신작 ‘미르4’의 마케팅에 연예인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분기 적자도 감수했다. 그만큼 '미르4' 성공에 확신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위메이드는 기존 광고 모델이었던 배우 서예지에 이어 최근 이병현을 광고 모델로 새롭게 영입했다. 위메이드는 '미르4' 출시전 자유와 공존을 상징하는 백룡(서예지)과 힘과 질서로 대변되는 흑룡(이병헌)의 긴장감 넘치는 대립을 담은 새 광고영상 '모광쌍용'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의 흑룡편과 백룡편은 100만뷰를 넘었다. 초기 성적도 좋다. ‘미르4’는 원스토어와 갤럭시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고, 현재 구글 플레이 매출 11위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미르4가 대형 프로젝트인만큼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마케팅 효과로 많은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게임사들이 치열한 광고 전쟁을 펼치면서 마케팅 비용 지출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는 엔씨소프트의 광고비가 2019년 1073억 원에서 2021년 1450억 원으로, 같은 기간 넷마블은 2924억 원에서 5039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는 대규모 자본으로 국내 시장에 뛰어드는 중국 게임사들에 맞서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대다수 중국 게임사들은 국내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비용 부담만큼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에 마케팅에 지출하는 것"이라며 "게임성을 갖춘 신작이라면 스타 마케팅과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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