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병실서 수능 봐요"…'병상 투혼' 수험생, 서울서 최소 12명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0.12.0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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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입원일 감안하면 11월 중순 '수도권 대유행' 이후 감염 학생들 추정

코로나19 전담병원 서울의료원. / 사진=김창현 기자 chmt@코로나19 전담병원 서울의료원.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서울에서 최소 10여명의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수능 수험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실제로 코로나19에 확진된 수험생들이 '병상 투혼'을 발휘해야 되는 것이다.

2일 머니투데이가 서울시에 문의한 결과 서울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고3을 비롯한 수능 수험생은 전날 오후 기준 12명이다.



구체적 신원정보는 공개되지 않지만 29일 0시까지 누적 집계 기준 누적 퇴원자(6529명) 관련 통계와 증상발생일, 확진일이 모두 확인된 확진자(5737명)를 대상으로 나온 진단소요일 통계를 감안하면 11월 중순(15일) 이후 확진된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셈이다. 10~19세 퇴원자와 20~29세 평균 입원일은 각각 9.6일, 12.9일이며 진단소요일은 평균 4.1일이다.

지난 8~9월 코로나19 2차 대유행 뒤 10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뒤 확진자가 급증할 때 나온 확진자들일 수 있는 것이다. 11월 중순은 감염자 확산으로 서울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11월 19일) 되던 무렵과 비슷하다.



하지만 생활 속 감염의 확산으로 24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또 격상됐다. 그 이후에도 사태는 쉽게 수습되지 않아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대형 대학입시학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적도 있다.

다만 평균 입원일 등 일부 통계가 확진자 집단의 현황을 모두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35일 이상 입원한 장기 입원자들도 8652명의 전체 누적 확진자 가운데 4.0%(345명)을 차지한다.
사진=정세균 국무총리 페이스북사진=정세균 국무총리 페이스북
코로나19 확산세로 올해 수험생·학부모의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박노해 시인의 작품 '별은 너에게로'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수험생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가 올린 사진속엔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라는 '별은 너에게로' 속 시구가 실렸다.

서울에선 지난 23일 서울의료원과 남산유스호스텔(생활치료센터) 2개소에 1차로 10개 수능 시험실이 설치되는 등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을 위한 별도 수능 시험장이 구축됐다. 1차 개소된 시설 기준으로 수험생 27명이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규모다.

서울시는 3일 새벽이라도 검사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 즉시 병상을 배정해 수험생이 시간에 맞춰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확진·격리 수험생들이 지속적으로 발생돼 학부모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의 걱정과 우려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서울시는 수능 전날부터 수능일 아침까지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하고 학생․학부모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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