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 취임식 날 '대선 재도전' 선언할 수도"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11.2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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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추수감사절을 맞아 해외 주둔 장병들과의 화상통화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이번 추수감사절이 백악관에서의 마지막 추수감사절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 AFP=뉴스1(워싱턴 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추수감사절을 맞아 해외 주둔 장병들과의 화상통화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이번 추수감사절이 백악관에서의 마지막 추수감사절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당일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4년간 바이든 발목 잡기 시도할듯
미국 뉴욕 기반의 인터넷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28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는 주, 특히 취임식 당일인 1월20일 2024년 대권 도전을 선언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측근들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4년 동안 바이든 당선인의 발목을 잡고 공화당이 자신의 뒤를 따르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 중이다.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 4년 동안에도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자신의 지지세력을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

미국 대통령은 중임이 허용되는데, 꼭 연임일 필요는 없다. 미국 22대 대통령 그로버 클리블랜드도 재선에 실패해 한차례 백악관을 떠난 뒤 4년 후 다시 24대 대통령에 취임한 바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출마 선언을 위해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 불참한다면 미국 역사상 생존해 있으면서도 후임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네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1801년 존 애덤스, 1829년 존 퀸시 애덤스, 1869년 앤드루 존슨도 대선 결과에 불만을 보이며 후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불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은 자신의 말도 안 되는 8만표를 사기 또는 불법으로 획득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선 불복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 퇴임 후 뉴욕검찰 기소가 변수…사면권도 한계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을 즈음해 대선 재출마 선언을 검토 중이라는 것은 자신이 이번 대선에서 패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번 대선의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개표결과 인증 중단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 이어 지난 27일 항소심에서도 기각됐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주장한 부정선거의 증거가 없다는 이유였다.

트럼프 대통령 측 대리인은 연방대법원에 상고할 계획할 뜻을 시사했지만, 설령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다 해도 대선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국 대선에선 전국 득표율과 상관없이 주 별로 배정된 선거인단 총 538명 가운데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는 쪽이 당선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사실상 306석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상태로, 펜실베이니아 주의 선거인단 20명을 빼앗겨도 판세가 바뀌진 않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만료로 불소추 특권이 사라진 뒤에도 자신을 향한 검찰의 수사를 이겨내고 4년 뒤 대선에 재도전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 및 성폭력 혐의를 수사해왔지만 현직 대통령의 지위 때문에 기소를 중지한 상태다.

미국 헌법상 대통령은 사면권을 갖지만 이는 연방범죄에 대한 것으로, 주검찰이 주법에 따른 범죄로 기소하는 것에는 행사할 수 없다. 따라서 설령 트럼프 대통령이 법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셀프 사면'을 시도한다고 해도 모든 범죄 혐의에서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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