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4일 오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위해 외교부청사를 들어오고 있다. 2019.12.4/뉴스1
25일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위원이 25~27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공식 방한한다. 그는 일본을 거쳐 이날 오후 한국에 입국한 뒤 26일 오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한중외교장관회담 및 오찬을 함께 한다.
이런 관측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서로 중요한 파트너인 한국과 중국 간에, 국제문제, 정세뿐만 아니라 한중 양국 간에 양자 차원에서 한중간에 다뤄야 할 사안이 많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협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 말했다.
한중 양국은 지난해 12월 왕 위원 방한 당시 올해 상반기 중 시 주석 방한에 합의했다. 그러나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이를 연기했다. 그러다 이번달 바이든 후보가 미 대선에서 당선되며 연내 방한 관측이 다시 고조됐다. 미중 전략경쟁 속에 중국이 한국에 공을 들일 필요가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 방한에 "코로나가 안정되면 제일 먼저 방문하는 나라로 한국을 지정한 것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지난 8월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이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만난 뒤 내놓은 메시지를 재확인한 것이나 일각에선 시 주석 방한 전망이 고조된 시점에 나온 발언이란 데 의미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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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입장에선 한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포함국이란 점에서 미국이 빠진 RCEP의 중요성을 재부각하는 방식으로 미국 견제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다. 중국이 자유무역 국제질서를 지키는 국가라는 점을 부각하기에 자연스러운 형태다. 방역, 경제협력 등 민감하지 않은 공통의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중국 측이 시 주석 방한을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나온다. 시 주석 방한이 미국에 어떻게 읽힐 지를 중국측이 감안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미동맹을 과도하게 견제하는 것 처럼 비춰져 바이든측을 자극하거나, 팬데믹 후 깊어진 중국의 외교적 고립을 자인하는 걸로 비춰질 가능성을 염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즉 중국측이 외교적으로 얻는 것과 잃는 것을 철저하게 계산해 시 주석의 한국행을 결정할 것이란 예상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왕이 위원 방한 기간 한중 외교당국이 다룰 의제와 관련 "코로나19 이후 상호 협력도 중요하고, 자유로운 인적교류와 경제협력 증진, 말할 것도 없이 한반도 문제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며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포함해 고위인사 교류도 중요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왕 위원은 27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등 문재인 정부 핵심 외교안보인사들과도 만나는 것도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윤건영·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연구원장인 홍익표 의원도 참석하는 걸로 전해졌다.
아울러 왕 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그가 지난해 12월 방한 당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던 전례를 보면 이번 일정도 유사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