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부모 모두 잃은 4세 소년…1억4000만원 모금 '특별한 생일'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0.11.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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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든 곤잘레스와 그의 부모. /사진=페이스북 갈무리레이든 곤잘레스와 그의 부모.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미국에서 4세 소년이 코로나19로 인해 부모를 모두 잃은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에 거주하는 레이든 곤잘레스(4)의 가족들은 오는 28일 특별한 생일파티를 준비했다. 레이든의 부모님은 돌아가셨지만 그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레이든의 아버지 아단 곤잘레스(33)는 지난 5월부터 시멘트 트럭 운전사로 일하다가 직장 동료에게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그는 6월 3일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약 3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 레이든의 어머니 마리아 곤잘레스(29)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을 전했다. 주변인들에 의하면 레이든은 결국 아버지가 떠났다는 사실을 이해했고, 마리아도 남편을 잃은 상실감에 빠졌지만 신체적으로는 건강한 편이었다.

그러나 마리아는 얼마 후 어린 아들을 남겨두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그는 지난달 5일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증상 발현으로 병원을 찾았고, 양성 판정을 받은지 불과 4시간도 되지 않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인은 코로나19와 급성호흡부전이었다.



레이든을 돕기 위해 개설된 온라인 모금 사이트 페이지. /사진=고펀드미 갈무리레이든을 돕기 위해 개설된 온라인 모금 사이트 페이지. /사진=고펀드미 갈무리
레이든의 대고모 마지 브라이언트는 "아이가 '코로나가 우리 아빠를 데려갔다'고 말하는 걸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레이든은 사람들이 물어볼 때마다 '우리 아빠는 하늘에 있는 천사'라고 답한다. 아빠를 그렇게 마음 속에 기록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레이든은 아빠를 잘 기억하고 있지만, 이제는 엄마도 '구름 속의 천사'가 됐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이는 가끔 '엄마, 아빠와 함께 천사가 되고 싶어'라는 말을 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트는 "우리는 레이든에게 '부모님은 네가 어디 있든지 하늘에서 널 지켜보고 있단다'라고 답한다"며 "우리는 아이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지에서는 레이든을 돕기 위해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서 모금 페이지가 개설됐다. 이곳에는 전날 기준으로 당초 목표 금액을 크게 상회하는 13만 달러(1억 4378만원) 가량이 모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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