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주스까지 먹는다고?…김치, 올해 역대 최대 수출실적 맛본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0.11.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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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주스까지 먹는다고?…김치, 올해 역대 최대 수출실적 맛본다


전 세계가 김치에 열광하고 있다. 김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며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 예상된다. 양배추·당근으로 만든 김치나 김치맛이 나는 주스·가루·소스 등 현지화한 제품이 인기를 끌며 전 세계시장에서 김치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김치 수출액은 1억849만달러(약 1200억원)를 기록했다. 그동안 최고치였던 2012년 1억600만달러를 넘어 이미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경신했다.



김치 수출 1위 기업인 대상의 종가집 김치 수출액도 올해 1~9월 499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수출액(472억원)을 넘어섰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 수출액도 같은 기간 30% 정도 늘었다.

업계는 코로나19(COVID-19)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발효식품인 김치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김치가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발효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해외에 김치의 면역력 증진 효과 등 기능성을 알리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치 수출이 늘자 국내 식품 대기업들도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섰다. 김치 수출량의 40%를 점유한 대상은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미국에 김치 생산공장 설립을 결정했다. 풀무원은 지난해 6월부터 국내 김치 제조사 중 처음으로 미국 월마트 전 매장에 입점해 한국산 김치를 판매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한국 고유의 김치맛으로 승부한다면, 국내 스타트업이나 한인·외국인이 만든 신생 김치 브랜드들은 들은 현지화한 김치 메뉴를 개발하며 김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인 푸드컬쳐랩이 만든 '김치 시즈닝'은 미국 아마존 글로벌 칠리소스 부문에서 전 세계 300여개 제품을 제치고 인기 제품 2위에 올랐다. 김치 시즈닝은 김치에 들어가는 17가지 재료를 가루 형태로 배합해 김치의 향과 맛을 재현한 양념이다.


미국 아마존에서는 미국 식품회사가 만든 '김치 주스'가 품절 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김치 주스는 김치 국물을 음료나 음식 소스로 활용하도록 만든 제품이다.

유럽에서는 젊은층이 주도하는 스타트업이 김치 사업에 뛰어든 사례도 많다. 영국 '러빙푸즈'와 '이튼얼라이브', 프랑스 '레자르크뤼', 독일 '컴플리트오가닉스' 등 발효식품 전문업체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만든 김치는 현지의 옷을 입어 맛도 모양도 다르다. △양배추·당근에 강황과 후추를 넣은 러빙푸즈 '강황 후추 김치' △고춧가루 대신 강황·레몬·생강을 넣은 이튼얼라이브 '골든 김치' △프랑스산 고추를 넣고 마늘과 젓갈을 뺀 레자르크뤼 '보르도산 신김치' △고춧가루를 적게 넣어 채소 절임에 가까운 컴플리트오가닉스 김치 등이다.

풀무원도 김치 현지화에 나섰다. 풀무원이 지난달 출시한 '김치 렐리쉬'는 젓갈을 넣지 않은 비건 김치에 토마토와 스리라차 소스를 더한 제품이다. 풀무원은 김치렐리쉬를 미국 대형 유통 알버슨과 세이프웨이에서 판매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김치가 글로벌 시장에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누구나 쉽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김치를 개발했다"며 "김치 세계화를 위해 한국에서 제대로 만든 전통 김치는 물론 세계인이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김치의 영역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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