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덕파워웨이 전 대표 영장심사 종료…"옵티머스에 이용당해"

뉴스1 제공 2020.11.1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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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5시간 만에 끝나…오후 늦게 구속 판가름
연루업체 관계자 등 모두 3명…특경법상 횡령 혐의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옵티머스 자산운용 펀드 사기와 관련해 박모 전 해덕파워웨이 전 대표등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족부터 강모 세보테크 총괄이사, 박모 대표. 오모 M사 회장(왼쪽 두번째). 2020.11.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옵티머스 자산운용 펀드 사기와 관련해 박모 전 해덕파워웨이 전 대표등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족부터 강모 세보테크 총괄이사, 박모 대표. 오모 M사 회장(왼쪽 두번째). 2020.11.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자금세탁창구'로 의심받는 선박기자재 제조업체 해덕파워웨이의 전 대표이사 측이 "자신은 돈을 빌려줬을 뿐"이라며 "옵티머스의 펀드 돌려막기에 자신의 자금이 사용된 것은 전혀 몰랐다"고 부인했다.

해덕파워웨이 전 대표 박모씨(61)는 해덕파워웨이의 명의로 정기예금을 들고 이를 담보로 133억원을 대출받아 횡령한 뒤, 이를 옵티머스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최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부터 오후 3시22분까지 약 5시간 동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박씨와 해덕파워웨이의 자회사 세보테크의 총괄이사 강모씨(54), 세보테크의 거래업체 M사 회장 오모씨(54)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박씨 측 변호인은 이날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133억 횡령 사실관계는 전반적으로 인정하는 취지"라며 "다만 이사회 결의 없이 진행됐다는 부분에 대해 법률적으로 다투고 있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사태에 연루됐다는 부분과 관련해선 "133억원이 옵티머스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된 것은 맞지만, 처음부터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과 공모해서 돌려막기에 사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김 대표가 사흘만 쓰겠다고 해서 돈을 빌려줬는데, 김 대표가 돈을 갚지 않고 옵티머스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박씨 측 변호인은 "올해 7월이 되자 김 대표가 윤석호 변호사(옵티머스 사내이사)에게 돈을 받으라고 입장을 바꿨다"며 "윤 변호사는 김 대표에게 돈을 이미 줬고, 나머지는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이어 "박씨는 옵티머스 사태에 연루됐다는 것은 전혀 몰랐고, 실제로 옵티머스 펀드에 개인적으로 3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며 "옵티머스 사태 한 가운데에 서 있게 돼서 (김 대표 등에게) 이용당했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박씨는 김 대표를 최근 구속기소된 스킨앤스킨 고문 유모씨(39)로부터 소개받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유씨는 옵티머스 펀드 초기 운영부터 관여한 인물로, 옵티머스 자금이 수백억원 흘러 들어간 회사에서 사내이사 또는 대표이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박씨-강씨-오씨 순서로 진행됐다. 최 부장판사는 박씨에 대해 먼저 약 2시간 동안 심사를 진행한 뒤 강씨와 오씨에 대해서도 각각 1시간, 2시간가량 심사를 진행했다.

강씨는 이날 오후 2시20분쯤 먼저 법정을 빠져나와 검찰 호송차에 탑승했다. 옵티머스와 자금세탁 혐의를 묻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오씨도 오후 3시25분쯤 법정을 나와 아무런 언급 없이 검찰 호송차를 타고 중앙지법 청사를 빠져나갔다. 이들에 대한 구속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3명은 이날 오전 출석 때도 '옵티머스 돈세탁에 관여한 혐의를 인정하느냐', '회삿돈 횡령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박씨는 해덕파워웨이의 명의로 정기예금을 들고 이를 담보로 133억원을 대출받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씨가 횡령한 금액 상당을 옵티머스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화성산업의 유상증자 대금으로 투자받은 금액 일부도 빼돌린 혐의도 있다.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가 자회사를 통해 무자본 인수합병의 수법으로 경영권을 장악한 의혹이 제기된 회사다. 옵티머스는 지난해 페이퍼컴퍼니로 알려진 셉틸리언의 자회사 화성산업을 통해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했다.

옵티머스 사태로 구속기소된 윤석호 변호사가 감사를 지냈으며, 윤 변호사의 부인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에 근무하기 직전까지 사외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박씨는 화성산업이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할 때 화성산업의 대표였다. 또 인수 이후엔 해덕파워웨이 대표 자리에도 오른 바 있다. 아울러 해덕파워웨이의 자회사 세보테크의 대표도 겸임했다.

다만 화성산업은 셉틸리언으로부터 2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아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한 이후 옵티머스의 페이퍼컴퍼니 셉틸리언의 지분을 전부 소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 측은 "(해덕파워웨이 인수 이후) 박씨가 운영하는 기륭산업과 화성산업이 셉틸리언의 지분을 전부 인수했다"며 "셉틸리언이 화성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기간은 4개월뿐이고, 현재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박씨가 해덕파워웨이의 대표로 있는 동안 옵티머스의 자금 일부가 해덕파워웨이와 세보테크를 거쳐 M사까지 흘러 들어간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보테크의 총괄이사 강씨는 해덕파워웨이의 자금이 M사로 흘러 들어가는 일종의 '통로' 역할을 했다고 의심받고 있다. 강씨는 2018년부터 올해 1월까지 해덕파워웨이에서 본부장을 지낸 뒤, 올해 2월부터 M사에서 사장을 지냈다.

오씨는 올해 2월 약 148억원에 M사의 지분 19.67%를 인수하고 최대주주에 올랐는데, 검찰은 이 과정에서 옵티머스의 자금이 흘러들어갔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주민철)는 지난달 박씨의 주거지와 M사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 및 오씨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아울러 지난 6일에는 오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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