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두려워마라" 임직원 용기 준 한마디…카카오 성공비결 '셋'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조성훈 기자 2020.11.1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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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김범수의 카카오제국 ②

편집자주 카카오가 폭풍 성장했다. 분기 매출만 벌써 1조원을 돌파했다.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현재는 임직원 1만명, 계열사만 104개를 거느린 ‘카카오 제국’이 됐다. 2010년 3월 무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내놓은 지 10년 만의 성과다. 커머스, 핀테크, 게임, 모빌리티 등 신사업들이 줄줄이 ‘풍작’이다. 그러다 보니 포스트 코로나 시대 더 주목받는 회사가 됐다. 카카오의 폭풍 성장 이면을 들춰보면 사업 변곡점마다 발휘됐던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승부사적 뚝심이 있다. 그의 성장 스토리를 되짚어봤다.

"실패 두려워마라" 임직원 용기 준 한마디…카카오 성공비결 '셋'


코로나19(COVID-19)도 카카오의 질주를 막진 못했다. 4분기 연속 사상 최대실적을 갈아치웠다. 급기야 3분기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쇼핑·금융·콘텐츠·모빌리티 등 카카오가 손댄 사업마다 흥행하며 언택트 최대 수혜자가 됐다. 주가도 덩달아 뛰며 시가총액 30조원을 넘어섰다. 위기에 빛난 카카오의 성공비결 3가지를 꼽아봤다.

①“실패를 두려워 말라”…위기 속에도 투자는 계속된다
카카오가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건 아니다. 2010년 ‘카카오’는 거듭된 시행착오의 산물이다. 아이위랩(카카오의 전신) 시절 ‘부루닷컴’과 ‘위지아닷컴’ 등 내놓는 서비스마다 외면 당했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의 승부사 기질이 발휘된 건 이 때부터다. 한게임으로 번 돈이 바닥나고 있었지만, 투자를 멈추지 않고 때를 기다렸다. 2009년 11월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했고, 결국 기회가 왔다.



아이위랩은 다양한 시행착오 끝에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기로 결론을 내렸고, 그 결과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 선점할 수 있었다. 2010년 3월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은 그렇게 탄생했다. 당시 PC메신저 제왕 ‘네이트온’에 ‘마이피플’, ‘네이버톡’ 등이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카톡의 아성을 넘지 못했던 이유다.

이후에도 위기가 여러 번 찾아왔다. 게임 사업과 모빌리티·O2O(온오프라인연계) 신사업 부진으로 극심한 매출 정체에 시달렸다. 2015년엔 영업이익마저 반토막 났다. 그럼에도 신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는 멈추지 않았다. 김 의장은 임직원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독려했다. 카카오택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이 대중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는 다소 무모해보일 정도로 과감했던 도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② “결국 콘텐츠는 돈이 된다”…미래 내다본 승부수
2016년 1월 카카오가 국내 1위 멜론(현 카카오M)을 거금(1조8700억원)을 들여 인수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투자 당시 사내에서도 반대 기류가 더 많았다. 이사진들마저 “그렇게 비싼 가격에 왜 인수를 하려 하느냐”고 만류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콘텐츠가 황금알이 될 것”이라며 투자 의지를 꺾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다들 의아했지만 몇 년 후 그의 예견은 적중했다. 콘텐츠가 온라인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넷플릭스가 국내 유료방송 시장을 뒤흔드는 태풍의 핵으로 부상했고, 웹툰·웹소설 콘텐츠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시장을 호령한다. 음악 스트리밍은 모든 콘텐츠의 핵심 인프라다.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 미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도 멜론 덕분이다.

카카오는 지난 9월 새로운 카카오TV를 출범하며 콘텐츠 왕국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김 의장은 콘텐츠 업계의 마이더스손으로 불린 김성수 전 CJ ENM 대표를 카카오M 사장으로 직접 영입하며 영상 제작 사업을 공을 들이고 있다. 음악과 웹툰·웹소설에 이어 영상 콘텐츠 영역에서도 ‘카카오’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카카오의 행보는 경쟁사들에게도 위협적이다. 네이버와 CJ그룹이 콘텐츠 동맹을 체결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김범수 카카오 의장

③ 유연한 전략전술…껴안거나 정면돌파
카카오가 위기 때마다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경영전략의 유연성’을 꼽는 시각도 있다. 모빌리티 사업이 대표적이다. 카카오T 택시(택시호출) 사업에서 출발해 대리운전과 카풀 서비스 등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때마다 기존 사업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협상에 협상을 이어가며 절충점을 찾았다. 카풀 서비스 대신 택시 사업자를 인수하고 가맹택시 위주로 사업방향을 돌렸다. 기존 방식을 고수하며 사사건건 대치했던 ‘타다’와는 다른 길이다. 결과는 180도 달랐다. ‘타다’는 사업을 접었고, 카카오는 택시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쥐었다.

증권·금융업 진출 당시엔 접근법이 달랐다. 제휴 방식을 선택한 네이버와 달리, 직접 사업권(라이선스)를 확보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이 결과,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혁신을 주도하는 메기로 자리 잡았다. 증권업에서도 지난 2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한 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사명을 바꿔 직접 진출했다. 이는 오히려 기존 금융권이 카카오를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 금융 당국의 규제 울타리 속에서 시중은행과 동일 선상의 경쟁이 가능하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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