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미 4년 전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생산 기반을 마련한 일진머티리얼즈는 인력, 기술 유출을 우려하면서 SK넥실리스의 말레이시아 진출에 반발하고 있다. SK넥실리스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진머티리얼즈는 "쿠칭시를 벗어난 말레이시아 다른 지역을 검토하라"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이처럼 일진머티리얼즈가 말레이시아 공장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짐에 따라 배터리 핵심소재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동박은 구리를 얇게 만든 막이다.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소재인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가운데 음극재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동박 수요는 올해 13만5000톤에서 내년 26만5000톤, 2025년 74만8000톤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동박은 머리카락 두께의 약 15분의 1 수준의 얇은 구리 호일로 고도의 공정 제어 기술과 설비 경쟁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질의 동박 제조사는 전 세계에 약 6곳에 불과하다. 한국의 대표 전기차용 동박 제조업체는 일진머티리얼즈, SKC, 두산솔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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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머티리얼즈 "기술, 정보, 인력 유출..국가경쟁력 도움안돼"일진머티리얼즈가 SK넥실리스의 말레이시아 공장 설립 검토 얘기를 접한건 지난 9월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일진 공장 바로 옆 부지에 SK넥실리스가 들어올 것이라면서 반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일진머티리얼즈 대표가 SK넥실리스 대표를 찾아 "대기업이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일진머티리얼 관계자는 "초창기 어려움을 딛고 이제 현지 직원들의 숙련도를 끌어올렸는데 바로 옆에 SK 계열사 공장이 들어오면 정보·기술 유출과 숙련된 생산 인력의 이직 및 엔지니어의 유출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궁극적으로는 국가 경쟁력 부분에서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SKC는 "말레이시아는 동박사업 확대를 위해 검토하고 있는 여러 지역 중 하나일 뿐"이라며 결정된 게 아닌데 일진이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SKC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저렴한 인건비 등 비용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는 지역"이라면서도 "코로나19(COVID-19)라는 변수가 있고 유럽 전기차시장이 급격히 커져 여러상황을 고려하고 있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미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 유출 등과 같은 지적에 대해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확실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