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참수 테러'에 "너무 기쁘다"…테러 부추기는 조직들

머니투데이 김현지A 기자 2020.10.3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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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게이트 인근 프랑스 대사관 주변에 모인 사람들이 프랑스 니스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로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2020.10.30./사진제공=AP/뉴시스2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게이트 인근 프랑스 대사관 주변에 모인 사람들이 프랑스 니스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로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2020.10.30./사진제공=AP/뉴시스


최근 프랑스 국민을 향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무슬림은 프랑스 국민을 죽일 권리가 있다"는 발언을 하는 등 테러단체를 격려하는 세력이 나타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프랑스 국민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을 두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 극단주의자(지하디스트)들은 "매우 기쁘다"는 글을 올리며 축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디스트의 가장 대표적인 무장 단체로는 급진 수니파 IS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있다.



프랑스 온라인 모니터링 그룹 'SITE'는 지하디스트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 이달 초 이슬람 학생에게 참수당한 프랑스인 교사의 사건 이후 테러들이 일어날 때마다 환영한다며 축하하고 있으며 최근 니스에서 일어난 '참수 테러'에도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SITE의 국장인 카츠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하디스트들은 니스와 아비뇽,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발생한 세 건의 테러를 두고 테러리스트들의 '행동할 자유'라며 옹호했다. 이는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이달 초 참수당한 역사 교수 사뮤엘 프티는 '표현의 자유'를 보여준 '영웅'이었다고 말한 것에 빗댄 표현이다.



카츠는 지하디스트들이 프랑스를 향한 테러를 선동하기 위해 '프랑스 교사 참수 사건'을 강조해 축하하며 테러의 기폭제로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니스 테러'와 같은 날 발생한 일련의 테러들이 IS와 알-카에다에 연루된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IS와 알-카에다는 모두 자신들이 2015년 무함마드를 풍자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편집장을 참수한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었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는 현재 프랑스 전역에서 일어나는 테러들의 시발점이다.
해당 발언을 적은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총리의 트위터/사진=마하티르 모하메드 트위터 캡쳐해당 발언을 적은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총리의 트위터/사진=마하티르 모하메드 트위터 캡쳐
한편 이번 니스 테러를 두고 독일과 이탈리아는 물론 '무함마드 풍자 만평'으로 프랑스와 갈등을 빚었던 터키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강하게 규탄했다.

전 세계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행위를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전 총리인 마하티르 모하메드는 테러 행위를 옹호하는 발언을 트위터에 적어 논란을 빚었다.


29일 마하티르 전 총리는 트위터 게시물에서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표현의 자유'로 옹호한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에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프랑스는 국민에게 남을 존중하라고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훈계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니스 테러가 발생하자 과거 프랑스 식민지 시절을 언급하며 "과거 무슬림은 프랑스 대량학살의 희생자였기 때문에 프랑스 국민 수백만 명을 죽일 권리가 있다"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마하티르의 글에 대해 폭력을 조장한다며 비난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가 IS와 알-카에다에 연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하티르 전 총리의 발언은 테러를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프랑스에서는 이달 16일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수업시간에 소재로 사용한 중학교 역사교사 사뮤엘 프티가 이슬람 극단주의 청년에게 참수돼 목숨을 잃었고, 29일 니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는 프랑스인 세 명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이날 남동부 아비뇽과 사우디 아라비아 주재 프랑스 대사관에서도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가 발생했다.

한편 마하티르 전 총리의 트위터 게시물은 폭력 미화와 관련된 정책 위반을 이유로 트위터에서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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