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오른 韓증시, 내년에도 오를까요?[부꾸미TALK]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20.10.30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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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꾸미TALK]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①



지난 3월 이후 꾸준히 우상향하던 코스피지수가 1개월 남짓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나친 상승에 대한 피로감, 미국 대선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이유로 꼽힌다.

이에 향후 우리 증시가 추세적으로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최근과 같은 지지부진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인지에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가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을 만나 향후 증시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1편에서는 △지난 3월 이후 우리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이유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수가 증시에 미친 영향 △내년까지의 증시 흐름 전망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코로나19 이후 코스피·코스닥 수익률은 글로벌 탑티어(Top-tier)"
▶한정수 기자

그동안의 시장 흐름에 대해서 진단을 하고 가야될 것 같아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해서 시장이 완전 확 꺾였을 때가 3월19일, 이 정도였는데 그 때 이후로는 우리 증시가 세계적으로 봐도 비교 상대가 없을 정도로 많이 상승을 했잖아요. 그 이유를 먼저 분석을 부탁드릴게요.

▶이경민 팀장


쉽게 생각을 하시면 재미있는 것 중에 하나는 많은 분들이 코로나19 때문에 3월, 4월달에 빠졌다고, 3월달에 폭락을 했다고 생각을 하시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빠졌다기 보다는 코로나19가 확산되고 팬데믹 현상이 있다보니까 경제가 멈춘 거죠.

경제가 멈추다보니까, 경제가 멈추면 어떻게 될까요.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0으로 수렴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이 충격을 받았던 것이고, 여기에다가 유가 폭락 사태, 그로 인한 에너지 기업들의 도산. 이런 흐름들이 복합적으로 도미노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연속적으로 주다보니까 시장의 레벨이 훅 떨어졌고, 굉장히 충격을 받은 상황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그러면은 왜 여기까지 올라왔느냐. 가장 중요했던 것은 돈을 많이 풀었어요. 많은 분들이 '돈을 얼마나 풀었니'라고 물어보시는데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다 합쳐서 글로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통화정책과 금융정책으로 돈을 푼 규모는 대략적으로 12~13%, 글로벌 전체 GDP의 12~13%거든요. 올해 IMF에서 글로벌 전체 GDP 성장률 전망치를 –4.9%로 제시했습니다. 경기 충격은 –4.9인데 돈을 푼 규모는 11~12%다.

여기에다가 재정정책이 더해지게 되면 더 커집니다. 재정정책,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추경을 많이 펼쳤잖아요. 그런 정책들이 글로벌 전체 GDP로 봤을 때는 그것 또한 12~13%가 되거든요. 그러고 보면 코로나19 충격은 분명히 있었고 경제가 충격이 컸지만 또 거기에 상응하는 유동성, 재정정책이 굉장히 큰 규모로 들어왔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거의 'V'자 반등을 했죠.

여기다가 또 하나는 개인투자자들. 어마어마하게 들어왔습니다. 올해 한 해만도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코스닥을 산 규모가 58조원입니다. 이렇게 단기간에 대규모 순매수한 적은 찾아볼 수가 없거든요. 그정도로 대규모 순매수가, 수급적인 동원이, 동력이 가세하다보니까 글로벌 증시 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데다가 국내 수급이 뒷받침되면서 코스피, 코스닥은 글로벌 수익률 중에 탑티어, 굉장히 높은 수준에 위치해 있다고 볼 수가 있겠죠.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2.29포인트(1.35%) 오른 2418.67로 상승,  코스닥이 2.53포인트(0.29%) 내린 860.23으로 하락 마감한 지난 8월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2.29포인트(1.35%) 오른 2418.67로 상승, 코스닥이 2.53포인트(0.29%) 내린 860.23으로 하락 마감한 지난 8월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수, 좋은 걸까 나쁜 걸까?
▶한정수 기자

마지막에 개인 투자자들의 어떤 어마어마한 자금을 말씀해주셨는데, 역시 최근까지 주식 시장 얘기를 할 때 개인투자자 얘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을 것 같은데. 58조원 되는 순매수가 들어왔는데 이게 무조건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을 하는 건 또 아니라고 들었거든요.

▶이경민 팀장

개인투자자들이 샀다 팔았다 샀다 팔았다 하고, 갑자기 많이 샀다가도 갑자기 많이 팔아버린다고 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죠. 그래서 많은 분들이 3월, 4월, 5월달에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떠나야지. 나가야지 실제로 오를 것이다. 본격적으로 오를 것이다. 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저는 그 때마다 그렇게 보면 절대 안된다. 지금 개인 투자자들이 쉬지 않고 꾸준히 계속 사는 이유는 갈 데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전과 같다면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할 때 증시 예탁금은 줄어들었어요. 왜냐면은 대기성 자금들이 주식 시장으로 들어온다는 의미잖아요. 그런데 올해는 예탁금도 같이 늘었습니다. 그 의미는 무엇이냐, 신규 자금들이 계속, 더 많이 더 강하게 들어왔다는 의미거든요.

다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들어와서 나쁘다, 들어오면은 떠나야지 실제로 오른다. 라는 얘기들을 많이 하시는데. 그렇게 보지 말자라는 거죠. 지금까지 어떻게 보면, 기관장세라고 하는 것도 그 근본을 따라가다보면,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번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하는 것은 이전과 같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들어오는 흐름들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방법, 투자 패턴, 투자 수단이 달라졌을 뿐이지 국내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은 맞다라고 보고 있고요.

저는 이런 흐름들이 지속되고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떠나지만 않으면 굉장히 좋은 흐름이라고 봅니다. 앞서 말씀하셨죠. 개인 투자자들이 들어오는 것보다 기관과 외국인이 들어와야 좋다. 그렇죠. 당연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개인투자자들이 안 들어오면 기관에서는 매매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제한적이죠. 연기금이나 그런 쪽들.

그리고 이제 외국인이 들어오는지 여부를 봐야될 텐데, 외국인이 조금만 늘어나도 시장은 탄력적으로 움직입니다. 최근 흐름들을 보시면 아시겠죠. 옛날처럼 외국인이 몇조원을 사지 않아도, 몇천억원만 사도 시장은 튀어 오르고요.

종목들로 보면 카카오나 삼성SDI, 시가총액 탑10 안에 있는 종목들이 하루에 7~10% 오릅니다. 과거에 보셨나요 이런 것을.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외국인이 조금만 사도 주식이나 증시들이 가볍게 움직이는 이유는 많은 물량, 개인투자자들이 대규모 순매수를 하면서 물량을 잡아줬기 때문이다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대규모 순매수 굉장히 긍정적으로 본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고. 과거 외국인이 팔면 떨어지고 외국인이 사면 오르는 그런 패턴에서도 좀 벗어나는 흐름들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고 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제공=머니투데이DB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제공=머니투데이DB
"4분기 추세적 상승 가능,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을 것"
▶한정수 기자
그러면 투자자들이 사실 제일 궁금해 할 내용은 이제 4분기. 지금 쭉 우상향하다가 약간 지지부진 이런 흐름인데 4분기 때 다시 추세적으로 전환을 해서 오를 수 있을지, 아니면 이런 지지부진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인지 이게 제일 궁금할 것 같거든요.

▶이경민 팀장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냐면 지금 주식 시장의 추세적인 상승을 이끌만한 펀더멘털(기초체력) 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 흐름이나 기업 실적 흐름들은 좋아지고 있어요. 굉장히 좋아지고 있습니다.

OECD에 이어서 IMF도 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거든요. 좋아지고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사람들의 심리가 좋아지는 부분을 보기보다는 불안한 부분들을 보기 시작했다는 거죠.

지금 시장을 흔드는 것은 추세를 바꿀만한 변수가 아니라 심리적, 수급적, 이슈, 사건, 이런 것들에 대해 굉장히 흔들리고 있다는 건데요. 미국 대선이 있기 전까지는 이런 불안감들이 굉장히 커질 수 있어요. 누가 될지 모른다는 것.

2주 남았죠. 그리고 바이든이 되든 트럼프가 되든 시장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 불안할까 생각을 한 번 해보시면, 트럼프가 당선이 되면 시장이 폭락을 하고, 바이든이 당선이 되면 시장이 폭등을 할까요.

단기적으로 어떨까를 한 번 생각을 해보면 저는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든 간에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첫 번째 바이든이 당선이 될 경우를 한 번 생각을 해 보시죠. 굉장히 좋을 것 같잖아요. 근데 지금 너무 많은 것들, 기대하는 것들, 좋은 것들을 반영을 했어요. 뉴스가 나왔는데 바이든 인덱스는 26%가 올랐고, 트럼프 인덱스는 마이너스 10%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바이든이 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인덱스가 26%가 올랐어요. 만약에 바이든이 당선되면 50% 오를까요? 단기적으로는 차익실현 심리가 커질 수 있어요.

기대감을 먼저 반영한 주식은 조정을 받게 돼 있어요. 왜, 결과를 확인한 다음에는 팔고싶어하는 심리가 크니까. 거기다가 바이든 정책 중에 좋은 면도 분명히 있지만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면도 분명히 있거든요. 증세 이슈, IT기업 규제 강화 이슈, 그리고 최저임금 두배 인상 이슈. 이런 것들은 지금 반영이 되지 않고 있어서 선반영된 것들에 대한 기대는 약해지고, 반영되지 않은 불안감들은 올라오게 된다면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트럼프가 당선이 될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시장이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왜, 바이든이 당선이 되면 대선 불복할 거야. 라는 이슈, 리스크가 확 사라지게 되겠죠. 그런데 문제는 이제 트럼프 당선이 예상과 다른 결과잖아요.

지금 시장 컨센서스는 대부분 바이든이 당선된다라는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가 당선됨으로 인해서 그동안 바이든에 대해 기대했던 거는 제로로 가겠죠. 트럼프 인덱스는 –10%였던 게 올라오겠지만 바이든 인덱스 +26% 나왔던 거는 제로로 갈 수 있습니다. 충격이 좀 클 수 있다는 거고요. 그리고 바이든이 되면 좋을 거야라고 기대하는 것 중 하나가 경기부양 정책 규모가 커진다는 거에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 안하고 있는데 시장이 그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기대감들이 약해지면서 시장에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결국 대선 전, 대선 직후까지는 시장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거에요. 대선 이슈로 인해서. 자 그러면은 대선이 딱 끝나고 누구든 결정이 되고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까. 생각을 해보면, 상승일까요 하락일까요.

말씀드렸듯이, 펀더멘털, 경기 추세 시장 추세를 결정짓는 변수들은 너무 좋아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대선에서 누가 되든 간에 시장의 추세는 펀더멘털을 따라갈 겁니다.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냐면 정치적 이벤트, 대선, 선거 결과가 경제의 추세, 기업 이익의 추세를 전혀 바꾸지 못합니다. 바꾸는 경우는 언제냐 새로운 정부 정책이 들어오고 정부가 출범을 하고 그들이 제시했던 공약들이 명확해지고 그리고 입법화가 되고 시행이 되면 아마 펀더멘털이나 기업 실적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겠죠.

대선 결과, 당선 이슈가 영향을 주는 게 아니고요. 그렇기 때문에 선거 이벤트가 끝난 뒤에는 기존 추세대로 갑니다. 충격을 받았든 폭등을 했든 기존 추세대로 가는데 이번에는 2021년까지 경제는 계속 좋아지는 그림이에요.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대선 전후 시장에 충격이 있다. 사야겠죠. 살 기회가 올 겁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거고요. 지금은 좀 불안한 흐름들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불안한 흐름들이 여러분들 생각하셨던 것보다 낙폭이 커질 수도 있고요. 그런데 좋은 종목을 갖고 계시다면, 주도주를 갖고 계시다면 좀 기다리시거나 버티시거나 아니면은 더 매수를 하신다면 아마 올해를 지나서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연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한정수 기자
촬영 이상봉 기자, 방진주 인턴
편집 방진주 인턴
디자인 신선용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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