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핼러윈데이 될라…잇단 집단감염에 방역당국 '비상'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0.10.27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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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30일 밤 9시가 넘은 시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번화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리에는 '이태원을 기억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정부는 이날 0시부터 9월6일 24시까지 수도권 소재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에 대해 오후 9시부터 다음날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허용(집합제한)한다. 2020.8.30/뉴스1(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30일 밤 9시가 넘은 시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번화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리에는 '이태원을 기억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정부는 이날 0시부터 9월6일 24시까지 수도권 소재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에 대해 오후 9시부터 다음날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허용(집합제한)한다. 2020.8.30/뉴스1


국내 코로나19(COVID-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만에 다시 세자릿수로 늘었다. 주말 진단검사 건수 감소에도 수도권 중심의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확진자가 크게 증가했다. 이번 주말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자 방역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거리두기 1단계 전환 이후 개인방역이 느슨해진 상황에서 자칫 핼러윈 데이가 지난 5월 이태원 클럽 사태 때처럼 대규모 집단감염을 촉발시키는 불씨가 될 수 있어서다.

-신규 확진 사흘만에 다시 세자릿수...수도권 집단감염 여파-
2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만5955명으로 전날보다 119명이 늘었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24일 77명, 25일 61명으로 줄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세자릿수로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 중 국내발생은 94명이다. 요양병원, 요양시설, 재활병원뿐만 아니라 가족모임, 지인모임, 발레학원 등을 고리로 새로운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정오기준 경기 여주시 장애인복지시설(라파엘로의 집)에서는 21일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후에 역학조사를 통해 27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총 28명으로 입소자 20명, 직원 7명, 방문자 1명이다.

경기 남양주시 행복해요양원에서는 격리 중인 10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누적 확진자는 총 59명이다. 이들은 입소자 30명, 종사자 19명, 요양원 외의 추가전파 10명으로 구분된다. 경기 군포시 의료기관·안양시 요양시설에서도 추가 확진자 4명이 나왔다. 누적 확진자는 총 44명으로 안양시 일가족을 중심으로 남천병원, 어르신세상주간보호센터, 오산메디컬재활요양병원으로 전파됐다.



이밖에 경남 창원시 가족모임(추가 9명), 경기 광주시 SRC재활병원(7명), 서울 송파구 잠언의료기(3명), 경기 양주시 섬유회사(1명) 등 기존 집단감염 여파도 계속됐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25명으로 지난 17일부터 열흘째 두자릿수를 이어갔다. 공항·항만 검역과정에서 17명, 입국 이후 지역사회에서 격리 중 8명이 확진됐다. 내국인은 10명, 외국인은 15명이다. 유입국가별로 보면 러시아 4명, 인도 3명, 폴란드·필리핀·인도네시아·체코 각 2명, 미국·키르기스스탄·네팔·이라크·요르단·파키스탄·이란·우크라이나·터키·코트디부아르 각 1명이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25일 오전 서울 관악구 관악산 등산로 입구에서 등산객들이 산으로 향하고 있다. 2020.10.25/뉴스1(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25일 오전 서울 관악구 관악산 등산로 입구에서 등산객들이 산으로 향하고 있다. 2020.10.25/뉴스1
-“제2 이태원 클럽 사태 막아라”...이태원 홍대 등 특별점검“-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 집단감염이 계속되는 반면 단풍철을 맞아 인구이동은 늘고 있어 재유행 우려를 키운다. 특히 이번 주말은 핼러윈 데이를 맞아 이태원 클럽 등 유흥시설 이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5월 발생한 이태원 클럽발 대규모 집단감염이 재현될 수 있어서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1일부터 오는 11월 3일까지 2주간 수도권의 일정 규모 이상 식당과 카페, 클럽 등 고위험시설에 대해 일제 점검에 나섰다. 특히 클럽 등 유흥시설의 이용이 증가하는 주말 심야 시간에는 이태원, 홍대 등과 부산 서면 등 주요 지역에 대해 핵심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이용 인원 제한 등 핵심 방역수칙을 단 한 번이라도 위반하는 경우 해당 업소에 대해 집합금지나 고발 조치 등 강력하게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최근 들어 주말 및 가을철 행사·모임·여행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 주말 할로윈 데이에 유흥시설,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실내에서도 마스크 상시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천공항=뉴스1) 신웅수 기자 =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검역 관계자들이 입국자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명으로 이들 모두 해외유입 사례로 입국검역을 통해 발견했다.  이는 지난 2월 18일 확진자 1명 이후 73일 만에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관련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2020.4.30/뉴스1(인천공항=뉴스1) 신웅수 기자 =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검역 관계자들이 입국자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명으로 이들 모두 해외유입 사례로 입국검역을 통해 발견했다. 이는 지난 2월 18일 확진자 1명 이후 73일 만에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관련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2020.4.30/뉴스1
-'위험국 타깃 검역' 발열기준 37.5도→37.3도 강화-
한편 방역당국은 해외에서 유입되는 코로나19(COVID-19)를 막기 위해 확진자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 국가에 대해서는 발열 기준을 37.5℃에서 37.3℃로 강화하기로 했다.

정 청장은 “공항에서 발열환자를 찾아낼 때 좀 더 민감하게 찾아내기 위해 기준 온도를 낮추는 것”이라며 “검사대상자를 좀 더 미열의 수준까지 찾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청장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 국가’에 대해 “방역강화 대상국가나 추이감시 대상국가는 모두 다 포함되는 개념”이라며 “이 뿐만 아니라 최근 급격하게 유행하고 있는 유럽의 일부 국가들 동향을 반영해 이들 국가에 대한 타깃 검역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항 단계에서 검사하고 자가격리나 지역 격리시설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공항 단계에서 선제적인 검사를 좀 더 확대해 지역사회로 간 다음 확진되는 비율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별 발생 수준은 계속 변동하기 때문에 증가세가 많은 국가, 일주일 동안 많이 발생한 국가에 대해서는 비행편을 고려해 타깃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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