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빛과 그림자'…정치권 추모 메시지도 엇갈려

머니투데이 정현수 , 권혜민 , 김상준 기자 2020.10.2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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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건희 회장 별세]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이건희 회장은 1942년 1월9일 대구에서 고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이병철 회장이 타계한 이후 1987년 12월 삼성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반도체 사업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글로벌 무대에선 다소 뒤처지던 삼성전자를 명실상부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냈다. 사진은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10.25.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이건희 회장은 1942년 1월9일 대구에서 고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이병철 회장이 타계한 이후 1987년 12월 삼성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반도체 사업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글로벌 무대에선 다소 뒤처지던 삼성전자를 명실상부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냈다. 사진은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10.25. [email protected]


정치권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 소식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추모 메시지의 결은 달랐다. 국민의힘은 '빛'에 초점을 맞췄고 정의당은 '그늘'에 방점을 찍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회장의 '빛과 그늘'을 모두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25일 배준영 대변인 명의의 공식논평을 내고 "고인은 반도체, 휴대전화 등의 첨단 분야에서 삼성이 세계 1위 글로벌 기업이 되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국민의 자부심을 높였던 선각자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인이 생전에 보여준 세계 초일류 기업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 '마누라, 자식 빼놓고 모두 바꿔라'라는 혁신의 마인드는 분야를 막론하고 귀감이 됐다"며 "미래를 선도할 인재에 대한 애정과 철학은 지금도 인재육성의 교본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대한민국 경제의 거목, 이건희 회장님의 명복을 빈다"며 "삼성과 함께 대한민국의 위상까지 세계 속에 우뚝 세운 이건희 회장의 기업사를 후대가 기억할 것이다. 일생 분초를 다투면서 살아왔을 고인의 진정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조의를 표한다"면서도 "대한민국 사회에 어두운 역사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핑에서 "이건희 회장은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이라는 초법적 경영 등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어두운 역사를 남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그림자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이어졌다"며 "이제 그 어두운 역사의 그림자를 지우고 재벌개혁을 자임하는 국민 속의 삼성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허영 대변인 명의의 서면브리핑에서 "이 회장은 삼성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며 한국경제 성장의 주춧돌을 놓은 주역이었다"며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던 영욕의 삶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의 말대로 삼성은 초일류 기업을 표방했지만 이를 위한 과정은 때로 초법적이었다"며 "경영권 세습을 위한 일감 몰아주기와 내부거래,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 등 그가 남긴 부정적 유산들은 우리 사회가 청산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고인께서는 고비마다 혁신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끄셨고, 그 결과로 삼성은 가전, 반도체, 휴대폰 등의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했다"면서도 "고인은 재벌중심의 경제 구조를 강화하고 노조를 불인정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치셨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고인의 빛과 그림자를 차분하게 생각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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