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시민들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독감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잠정 중단하고 최근 발생한 사망사례와의 인과 관계를 밝히기를 촉구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의 한 병원에 독감 예방접종 일시중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2020.10.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특히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70대 이상 노인과 자녀를 둔 부모는 '맞아도 걱정, 안 맞아도 걱정'이라며 큰 혼란에 빠졌다.
23일 질병관리청과 대구시,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10시 기준 대구·경북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숨진 사례는 모두 6건이다.
대구 동구 78세 남성의 경우 검시 결과 사망 원인이 백신 접종과 관련 없는 '질식'으로 판명났다.
시민들은 '트윈데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독감 백신을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는 보건당국의 권고와 '국민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은 잠정 유보해야 한다'는 일부 의료계의 입장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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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오모씨(43)는 "고향에 계신 70대 부모님이 전화로 '지금 독감 주사를 맞아도 되느냐'고 물어보시는데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고민"이라며 "일단 조금만 기다려보고 접종하시라고 했는데, 정부와 의료계의 통일된 방침이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가중되자 경북 일부 지자체에서는 백신 접종을 유보하거나 잠정적 접종 중단을 심각하게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의 경우는 23일 긴급회의를 열어 이날부터 1주일간 유·무료 독감 백신 접종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독감 백신 안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한정적인 권고 조치다.
포항시는 백신 안정성 근거가 확보되면 접종을 재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영등포구 역시 백신 접종을 유보했으며 일부 지자체에서도 백신 접종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백신을 접종해 사망에 이를 위험성보다 코로나19와 독감의 트윈데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독감에 걸려 숨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신 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정 청장은 "사망자 보고가 늘기는 했지만 백신과 사망의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게 보건당국의 판단"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 발표에 따르면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23일 0시 기준 3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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