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기념패 전달 후 사진 촬영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박태진 제이피모간 서울지점 대표이사, 박지원 (주)빅히트엔터테인먼트 HQ CEO, 윤석준 (주)빅히트엔터테인먼트 Global CEO, 방시혁 (주)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라성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빅히트 (204,000원 ▲4,700 +2.36%)가 상장 첫 날 상한가까지 오른 뒤 급락하는 과정에서 메인스톤의 차익실현 매물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물량은 고스란히 개인투자자가 받았다.
지난 21일 메인스톤의 빅히트 주식 보유 현황과 관련한 공시에 따르면 메인스톤은 빅히트 상장 첫 날인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빅히트 주식을 장내매도했다.
대규모 장내 매도로 시장에 충격을 준 건 메인스톤 혼자가 아니다. 메인스톤의 특별관계자인 이스톤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이스톤1제1호)도 장내매도에 동참했다.
이스톤제1호도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매일 빅히트 주식을 장내매도했다. 4거래일간 38만111주를 팔았다. 처분 단가는 마찬가지로 18만~28만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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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스톤과 이스톤제1호가 빅히트 상장과 동시에 4거래일간 장내매도한 주식은 총 158만880주다. 빅히트 전체 상장 주식의 약 4.6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에 대해 한 IB(투자은행) 관계자는 "수익이 목적인 만큼 차익실현을 위해 보유 주식을 매각하는 것에 대해 뭐라 하기 힘들다"며 "하지만 IPO(기업공개) 기업의 주요 주주가 보유한 대규모 물량은 주로 상장 뒤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통해 매각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편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메인스톤의 매매 행태를 두고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빅히트는 공모 과정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일반투자자 청약증거금이 58조원을 넘을 정도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컸다. 또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라는 점에서 대중의 친밀감도 상당했다.
주식 투자는 개인적 판단과 선택의 문제지만, 빅히트 주가가 상장 첫 날부터 고점을 찍고 급락하는 과정에서 주요 주주가 지속적인 장내매도로 차익을 챙긴 데 대해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지난 21일 공시 기준으로 아직 메인스톤은 빅히트 주식 128만2223주, 이스톤제1호는 39만9064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매물 역시 언제든 출회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빅히트의 경우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IR(투자자관계) 과정에서 다른 IPO 기업보다 비교적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지 않았다"며 "제한된 일부 기관투자자만 대상으로 오프라인 IR을 진행했고 시간도 넉넉하지 않아서 제대로 된 질문과 답변이 이뤄지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보유 주식에 대해 의무보유를 확약하지 않은 메인스톤 등 주요 주주의 물량이 향후 어찌될 예정인지 기관투자자들도 확인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메인스톤이 정확히 얼마에 빅히트 지분을 취득했는지 모르지만, 13만5000원의 공모가를 고려하면 수익이 확실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도 보호예수를 걸지 않은 채 상장과 동시에 장내에서 대규모 물량을 털어낸 매매 행태는 좋아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