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이익서 적자로..현대·기아차 긴급 실적 설명회 왜?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우경희 기자 2020.10.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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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모습. 2020.10.14/뉴스1(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모습. 2020.10.14/뉴스1


현대·기아자동차가 올 3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앞둔 19일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명회를 소집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그간 잠정실적을 미리 발표해온 삼성전자나 LG전자 등과 달리 현대·기아차는 확정치만 공개해왔기 때문이다. 이번처럼 경영실적 발표 전에 사전 설명회를 가진 경우는 사실상 처음이다.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놀랍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 이유다.



최근 시장에선 현대·기아차 (117,000원 ▲400 +0.34%)의 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던 만큼 3조원이 넘는 품질 비용 반영에 따른 적자 가능성으로 인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이날 리콜 등에 들어가는 3조3600억원 규모의 충당금 비용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한다고 공시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시장의 기대와 달라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선제적이고 투명한 소통에 전격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당금이 필요한 이유와 대상 차종·대수·반영금액, 추가 품질 비용이 필요한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했다"며 "문제가 됐던 세타2 GDI 엔진은 물론 다른 엔진인 세타2 MPI, HEV, 감마, 누우 엔진에 대해서도 장기적 신뢰 회복을 위해 고객 보호 차원의 비용을 책정키로 했다는 점을 명확히했다"고 말했다.

특히 평생보증 기간을 재산정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현대·기아차는 세타2 GDI 엔진 평생보증을 실시하면서 2018년과 2019년 3분기에 각각 충당금을 쌓은 바 있다. 이 때 충당금 상정 기준은 미국 소비자들의 평균 운행기간인 12.6년이었다.

하지만 이후 2년간 진행해보니 미국 판매법인의 실제 폐차 기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보증기간을 19.5년으로 늘린 것. 이는 미국 소비자들이 다른 브랜드에 비해 현대·기아차를 오래 타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를 두고 현대차 (250,000원 0.00%)그룹 안팎에선 이번 충당금 반영으로 장기간 발생할 수 있는 품질 리스크를 해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3조원이 넘는 품질 비용은 실적에 큰 부담"이라면서도 "세타2 엔진 등에 대한 품질 이슈에 대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오는 2037년까지 해소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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