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KIA전이 열린 잠실구장. /사진=뉴스1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3연전이 LG의 위닝시리즈로 마무리됐다. 불문율 논쟁이 일을 정도로 뜨거운 승부였다.
결국 다음날인 17일 윌리엄스 감독이 먼저 류중일 감독을 찾아갔다. 둘은 1985년 한미 대학야구선수권대회서 함께 뛴 인연이 알려지면서 더욱 친해졌다. 류 감독이 삼성 사령탑 시절 간직했던 한정판 '통합 우승 기념 배트'를 윌리엄스 감독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이어 "'개인을 위하는가, 팀을 위하는가' 하는 게 대화의 주된 내용이었다. 딱 선을 긋는 건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한 팀이 10점 차로 지고 있다. 그때 지고 있는 팀이라 해서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그 상황에서 어디까지는 괜찮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반면 지고 있는 팀 입장에서는 '안 뛰어야 하나?' 하는 것들이 사실 애매할 수도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류중일 LG 감독(오른쪽)이 지난 8월 13일 잠실구장에서 선물한 기념 배트를 들고 윌리엄스 감독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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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도 윌리엄스 감독과 나눴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류 감독은 "윌리엄스 감독이 7점 차 상황서 뛴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메이저리그는 그런 게 굉장히 심하다"고 입을 열었다.
류 감독이 윌리엄스 감독에게 가장 먼저 되물은 건 "메이저리그의 불문율은 뭡니까?"였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상대를 자극하지 말자"였다고 한다.
류 감독은 "7회 7점 이상 점수 차가 나면 지고 있어도 3볼-노스트라이크의 볼카운트에서 치면 안 된다고 하더라"면서 "저 같은 경우는 7점 차에서 볼카운트가 막혔을 때에는 뛰어도 된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생각 차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불문율을 배우는 게 있다. 이기고 있는 팀이 지고 있는 팀을 배려하면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기고 있는 팀이 배려를 했는데, (불문율을 어길 시) 그걸 또 얕보는 걸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두 사령탑의 결론은 불문율에 있어 '정답은 없다'였다. 류 감독은 "윌리엄스 감독한테 메이저리그 쪽만 생각하지 말고 KBO에는 이런 문화가 있다는 걸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해를 못하니까 화가 날 수 있는 거다. 상대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는 차원에서 하면 된다. 그게 어느 선인지는 모른다. 정답이 없다"고 했다.
윌리엄스 감독 역시 "제가 일단 한국의 문화와 규칙들을 정확히 이해하는 게 가장 먼저라 생각한다"면서 "미국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답을 이야기할 때 '당신이 10점 차로 지고 있지 않으면 되지 않나'하는 농담을 한다. 그 선이란 게 사실 애매할 때가 굉장히 많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답이 없다"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