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중국 산둥성 동부 칭다오 주택가 인근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한 여성이 검사를 받고 있다. /AP=뉴시스
중국 발표대로라면 수천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도시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는 '걸어 잠그기'식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지난 12일과 13일 칭다오에서 각각 6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본토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8월16일 이후 50여일 만이었다. 중국 보건당국은 12일 부터 칭다오시 전주민에 대한 코로나19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지난 6월15일(현지시간) 베이징의 보건소 앞에서 핵산 증폭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줄 서 있다. /AP=뉴시스
중국이 수백만명 이상의 코로나19 전수조사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湖北) 우한(武漢) 주민 1000만명에 대한 핵산 검사를 진행했다.
지난 6월에는 베이징 신파디 도매시장에서 코로나19가 나오자 베이징 인구 절반인 1100만명에 대한 핵산검사를 진행했다. 랴오닝성 다롄(大連)시도 600만명의 시민에 대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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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봉쇄 수준의 방역조치와 초유의 핵산검사로 초기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검사 결과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이 존재하지만 중국의 핵산검사 속도는 놀라운 수준이다.
코로나19 검사는 검체 채취와 이에 대한 분석 등 2가지 주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칭다오시의 경우 검체 채취시설을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했다.
지난(濟南)과 옌타이(煙臺) 등 주변도시에서 1000여명의 표본추출 요원이 투입됐다. 칭다오시가 PCR(유전자 증폭) 검사실을 가동하고 있었지만 수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검사하긴 역부족이었다. 칭다오에서 채취된 검체는 주변도시에서 최종 확진 과정을 거쳤다.
그럼에도 1000만명 이상의 검체를 개별적으로 검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칭다오시는 그동안 대규모 핵산검사를 진행할 때 사용한 '취합검사법'을 사용했다. 취합검사법은 5~10명의 검체를 혼합해 1개의 검체로 진단하는 방법이다. 이 검체에서 양성이 나오면 대상자 전원에 대한 개별 재검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단검사 기간을 줄인다.
이번에 칭다오시는 '십합일(十合一)' 검사를 도입했다. 열명의 검체를 섞어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외교 소식통은 "광범위한 지역감염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검사법"이라며 "정확도는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비용도 줄이고 빠르게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번에 칭다오시에 7개팀 210명의 검진팀을 파견해 지원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9월29일 이후 칭다오 방문 이력이 있는 주민에 대한 자진 신고 및 핵산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중국 전역에 칭다오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중국은 앞으로도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지역에 대한 봉쇄와 대규모 핵산 검사, 신속 치료라는 방식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집단 감염이 발생한 지역에는 대규모 이동식 핵산 검사 시설을 배치해 1주일 내 수백만 명이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췄다. 1000만명에 대한 핵산검사 비용은 약 10억위안(1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당국 측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 이후 일부 베이징, 지린성, 하얼빈, 우루무치 등에서 지역감염이 발생하긴 했지만 전국적인 확산 사례는 없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추가 확산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경험이 축적됐고 주민들도 엄격한 방역활동에 적극 협조하는 분위기"라며 "아직 원인을 모르는 조용한 전파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대규모 핵산검사를 통해 감염확산은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