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회복에 부활한 ELS…한 달새 65% 늘었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10.17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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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 사진=머니위크여의도 증권가 / 사진=머니위크


올해 초 증시 폭락으로 위축됐던 ELS(주가연계증권)가 최근 금융당국의 규제 발표에도 늘었다. 증시 호황으로 대규모 ELS가 조기상환되면서 투자자들이 유입됐다는 평가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ELS(주가연계증권) 발행액(원화·외화 합산)은 3조7752억원으로, 전월(2조2916억원) 대비 64.7%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4조8436억원)과 비교하면 22%가량 줄어든 규모이긴 하다. 하지만 올해 초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증시 급락으로 ELS 발행액이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빠른 회복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월만 해도 6조원에 달하던 발행액은 3월 이후 급감해 지난 5월에는 1조원대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증시 급락으로 ELS 조기상환 규모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 컸다.



올해 1월 8조3471억원이었던 ELS 조기상환액은 지난 5월 1136억원에 그쳐, 넉달 만에 98% 넘게 줄었다.

대규모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로 금융당국이 ELS 발행규제까지 내놓으면서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컸다.

그러나 최근 들어 증시가 회복세에 접어들며 ELS 조기상환이 늘어났고, 이에 따른 투자자 유입과 증권사의 발행 여유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ELS 조기상환 금액(원화 기준)은 6조8826억원으로, 전월(2조1564억원) 대비 3배 넘게 늘었다. 증시 호황으로 8~9월 코스피가 2400선을 웃돈 덕분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약 6조9000억원이 조기 상환됐다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발행 잔고가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코스피가 1500선을 밑도는 경험을 하고도 조기 상환에 성공했다면 ELS에 대한 신뢰가 상당했을 것이고, 조기상환 금액을 다시 ELS에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추세에 ELS 청약 경쟁률이 수십대 일에 달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 8일 마감된 유안타증권의 '유안타 MY ELS 제4619호'의 청약 경쟁률은 76.8대1을 기록했다. 미국 S&P500, 유로스톡스, 코스피200 등이 기초 자산인 이 상품은 자산 가격이 가입 시점보다 45% 이하 수준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연 6%의 수익을 제공한다.

향후 ELS 발행 금액은 상환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연구원은 "지난 7월 추정 원화 ELS 발행 잔고는 32조2000억원으로 단기 고점을 형성하고 줄어들고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서 향후 전체 잔고를 늘리는 것은 부담이므로 상환 금액에 따라서 발행 금액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편 ELS란 주가지수와 연계해 특정 기간 동안 기초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한 쿠폰수익(이자)을 지급하는 금융상품이다.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손실 위험이 적으면서도 연 5~6%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ELS는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조기상환 등 부가조건을 내걸어 재투자를 유도한다. 통상 3년 만기에 6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가 주어지는데, 기초자산이 가입 시점보다 80~90% 이상이 되면 조건이 충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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