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한성숙 네이버 대표. 2020.07.02. [email protected]
이번 제휴로 각 기업 최대주주가 바뀔 가능성은 낮아 심사가 까다롭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경쟁사가 부당하게 피해를 볼 수 있고 쇼핑·택배·고객 정보 등 빅데이터가 한 곳에 쏠릴 우려도 있어 낙관할 수만은 없다.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CJ대한통운 등 3개 CJ 계열사와 주식을 맞교환하고 기술교류·공동투자에 나서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는 네이버가 CJ대한통운 지분 10~20%를 확보해 CJ제일제당(40.16%)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와 CJ가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되면 공정위 승인까지 받아야 전략적 제휴의 최종 단계가 마무리된다. 현재 예상되는 지분 교환 규모로만 보면 공정위가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는 기업 최대주주가 변경돼 지배관계가 달라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승인 방향으로 기업결합 심사를 신속히 마무리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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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제한, 빅데이터 독점 '변수'
/사진=CJ 홈페이지
공정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수직결합(제조사-유통사와 같이 상품 생산·유통과정상 인접 단계에 있는 회사 간 결합)이 이뤄질 경우 경쟁사가 사업을 하기 어려워지는지 등 ‘시장봉쇄효과’를 검토하게 된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CJ가 보유한 ‘빅데이터’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기업결합 심사기준을 개정해, 심사 때 빅데이터와 같은 정보자산의 독점·봉쇄 여부를 따지기로 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가 보유한 쇼핑 고객 정보, CJ대한통운이 갖고 있는 택배 고객 정보 등을 기초로 양사 간 제휴가 ‘빅데이터 독점’을 초래하지 않는지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업자 차별, 빅데이터 독점 우려는 콘텐츠 부문에서도 불거질 수 있다. 이미 콘텐츠 ‘공룡’인 CJ가 네이버와 협력을 강화하면 시장지배력은 한층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네이버의 경우 2017년 YG엔터테인먼트, 올해 SM엔터테인먼트에 각각 1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콘텐츠 사업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CJ와 네이버로서는 이번 제휴가 콘텐츠업계 '독과점 사업자'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시장경쟁을 줄여 소비자 후생이 저하되지도 않음을 납득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