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체육계 폭행 사건, 후배가 선배 따귀 때려

머니투데이 제주=나요안 기자 2020.10.1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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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가 선배 폭행…정확한 실태 조사와 체육회 근본 대책 마련 촉구

문경운 제주도의회의원문경운 제주도의회의원


체육계가 연이은 폭행 논란으로 지탄을 받는 가운데 제주도청 소속 선‧후배 운동선수 간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제주도청 선·후배 운동선수 폭행 사실은 지난 14일 제주도의회가 실시한 2020년도 제주도청행정사무감사에서 문광위 소속 문경운 의원이 제주 체육계 폭력 실태 문제를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15일 문경운 의원에 따르면 최근 제주도청 소속 운동선수 간 폭력 사건이 발생해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선수 간 폭행사건은 제주시내 한 식당에서 식사 중 레슬링 후배 선수 A씨(여)가 태권도 선배 선수 B씨(여)에게 폭행을 가했고, B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서로 상대 폭행으로 고소했다.

부평국 제주도체육회장은 “이들은 선후배 관계로, 저녁 식사 과정에서 후배 선수가 선배 선수 따귀를 때린 사건이다”며 “현재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체육회가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우리도 당사자를 통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운동부 선수들을 제주체육회가 관리하고 있지만 훈련 이후 개인 시간은 관리가 어렵다”며 “사건을 고의로 은폐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선 과거 지도자로부터 심하게 폭행을 당했다는 선수의 음성파일이 공개됐다.

해당 피해자는 녹취 음성을 통해 “저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 운동하면서 지도자라는 사람에게 온갖 도구를 이용해 폭행을 당했다”면서 “지도자가 타는 차 종류만 봐도 숨어다니기 바빴다. 앞으로 운동하는 후배들에게는 이런 일이 절대로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경운 의원은 “제주 체육계의 고질적인 일이 이 사건을 통해 수면으로 들어난 계기가 됐으며, 이제는 체육계 폭력 문제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며 “실태조사는 설문이 아닌 1대1 면접 조사로 진행돼야 하고, 체육회는 사건을 은폐하기 보다는 폭력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제주 체육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본 의원도 학창 시절 운동선수로 활동하면서 지도자에게 당한 폭력으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이런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정확한 실태조사와 선수‧지도자들에 대한 교육도 정례화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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