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찾은 SK바이오, 코로나 백신개발 본격화…임상1상 신청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10.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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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위탁생산 '투트랙'으로 코로나 백신 확보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COVID-19) 백신 개발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했다.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최태원 SK (163,400원 ▲2,100 +1.30%)그룹 회장도 동행해 백신 개발 의지를 내비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 1상을 신청했다. 또 글로벌 기업들이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을 맡는 등 '투트랙'으로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추진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임상 1상 신청
문 대통령은 15일 경기도 판교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를 방문, 코로나19 백신 개발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최태원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관련 부처, 백신·치료제 개발 기업 대표, 의료인 등이 참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을 신청했다. 백신 개발 국내 업체 중 두 번째다.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2월부터 신종 감염병이 대유행할 때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백신 제조 기술 플랫폼 연구개발(R&D)을 시작했고, 3월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정부 국책과제 업체로 선정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일부 단백질(항원)을 선별해 결합한 합성 항원 백신이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항원을 여러 형태의 단백질로 배양·정제해 백신을 만들었다. 합성 항원 백신은 바이러스 전체가 아니라 필요한 항원 부위에서만 작용해 다른 종류의 백신보다 안전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와 별도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5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이사장으로 있는 빌&멜린다게이츠재단에서 44억원을 지원받아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현재 여러 후보물질 발굴해 비임상을 진행 중이다.

해외개발 코로나 백신 생산 맡아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업체들이 개발 중인 백신 위탁생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만큼 개발되더라도 생산시설이 부족하다. 이에 글로벌 업체들은 추가로 생산시설을 짓거나 생산 역량이 높은 기업에 위탁생산을 맡기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월과 8월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각각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를 생산한다. 국내에서 백신을 생산하는 만큼 국내 공급도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그동안 백신 생산기술과 역량을 입증한 덕분에 이 같은 계약 체결에 성공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회사는 앞서 세계 최초로 4가(네 종류의 바이러스 예방) 세포배양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개발했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최태원 28년 바이오 사업 투자 결실
文대통령 찾은 SK바이오, 코로나 백신개발 본격화…임상1상 신청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최태원 회장이 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그룹 차원의 장기 투자를 지속한 결과다.

최태원 회장은 2007년 SK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신약개발 조직을 지주사 직속으로 두고 바이오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화학 사업과 케미컬(화학합성의약품) 사업을 영위하던 SK케미칼 (57,800원 ▲300 +0.52%)이 혈액제제와 백신사업을 본격화한 것도 이쯤이다.

2011년에는 신약개발을 위해 SK바이오팜 (83,500원 ▲200 +0.24%)을 설립했고, 2015년 SK바이오팜의 원료의약품 생산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SK바이오텍을 세웠다. 이어 2015년에는 SK케미칼의 혈액제제 사업을 분사해 SK플라즈마를, 2018년에는 백신사업 부문을 분사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각각 설립했다. 바이오 사업을 세분화·전문화해 신약개발부터 생산·판매까지 탄탄한 수직계열화를 이뤄낸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R&D 자금 확보를 위해 내년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7월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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