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온라인 페이지 '환구망'. /사진=환구망 갈무리
환구시보는 지난 12일 'BTS의 정치적 발언에 중국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기사를 홈페이지 메인에 띄우며 중국인들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그러나 같은 날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이 "평화를 아끼고 우호를 촉진해야 한다"고 하자 얼마 후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그러나 환구시보는 14일 다시금 '방탄소년단 말에는 문제가 없다. 우리는 중국팬이 필요 없다'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BTS 논란을 다루는 한국 매체들의 반응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이중 한국 누리꾼 등의 여론을 제목으로 뽑아 다시 한 번 중국 누리꾼의 반발하는 자극하는 보도가 됐다.
이 매체는 '공산당의 입'으로도 불린다. 중국 정부의 속내에 가깝지만, 공식적으로 내뱉기엔 꺼려지는 표현을 노골적이거나, 품격을 따지지 않는 과도한 표현으로 전달해 상대방의 의중을 떠보는데 동원된다는 평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환구시보의 기사는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없다. 온통 찬양 일색이다. 기사 논조 역시 중국 공산당의 정책을 그대로 따라간다.
자유민주주의가 정착된 국가에서 평가하는 의미의 '진정한 언론'은 중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환구시보 외에도 CCTV, 인민일보 등은 모두 관영매체로 사실상 공산당의 선전매체에 가깝기 때문이다.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2020년 세계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중국은 180개국 중 177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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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우리나라와 사드 배치를 두고 갈등을 빚을 때 논란이 된 환구시보 사설. /사진=환구망 갈무리
당시 사설은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한국의 보수파들은 김치를 먹어서 멍청해졌다" "한국인은 수많은 사찰과 교회에서 평안을 위한 기도나 하라" "사드를 배치하는 순간 한국은 강대국 사이에 놓인 개구리밥이 될 것" 등의 망언을 쏟아냈다.
환구시보는 당시에도 'BTS 비판' 기사처럼 사설을 게재했다가 얼마 후 삭제했다. 기사를 접한 주중한국대사관이 공식 서한을 보내 항의하자 이를 삭제한 것. 하지만 이 기사는 며칠 후 논란의 문구를 그대로 담은 채 제목만 바꿔 재게재됐고,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