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엔'이 '안'에 가깝기도 했다. 안 풀릴 때가 많았다. 바이오제약 붐이 없던 2001년 즈음의 얘기다. 매출이 없다 보니 투자나 은행 대출이 안 됐다. 김해진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사비를 털어 자금을 충당했다. 안타깝게 2016년 임상이 중단된 일도 있다. 창립 이후 줄곧 의약품 시판은 안 됐었다. 하지만 그간 안 된 것이지 영영 못할 일은 아녔다. 반전이 일어났다.
동물 골관절염치료제 '조인트 벡스'는 올 초 출시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신약 승인을 받은 데다 한 대형 프랑스 제약사와 FDA 및 유럽의약품청(EMA) 승인도 준비 중이다. 골관절염치료제 '엔게디1000'은 국내 식약처 임상 1상, TNBC(삼중음성유방암) 치료 항암제 '카리스1000'은 임상 1상 IND 단계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모리아1000(M1K)과 제1형당뇨병치료제 실로아1000(S1K) 등도 파이프라인이다.
김해진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대표/사진제공=엔솔바이오사이언스
그는 "바이오시밀러나 제네릭이 아닌 원천 물질 기반 신약인 만큼 어려움이 큰 것을 안다"면서 "그만큼 임직원들은 긍지를 가지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도 크다"라고 했다. 이어 "인류 건강과 복지에 공헌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뉴라클제네틱스 "AAV 바이러스 전달체로 경쟁력 높여" - 스파크테라퓨틱스(2019년 로슈 5조원 인수)
- 아벡시스(2018년 노바티스 10조원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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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V(아데노부속바이러스) 유전자 치료제 분야 피인수 사례다. 작은 생명공학 회사들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AAV는 유전자 치료제 벡터(바이러스성 전달체) 중 경쟁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래 의약품 산업의 한 축으로 우뚝 섰다.
핵심 가치는 안전성과 효율이다. 기존 단백질 기반 의약품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노인 황반변성 치료제'를 일례로 들 수 있다. 시판 치료제(단백질 의약품)는 VEGF(혈관 내피세포 성장 인자)에 결합, VEGF가 파열돼 황반 변성을 일으키는 기전을 방해한다. 하지만 임상 결과에 비해 치료 효과가 드라마틱하지 않다. 인체 내 안정성 문제 때문이다. 원하는 효과를 내려면 1달에 1~2번씩 수년에 걸쳐 눈에 주사를 맞아야 한다. 환자들의 고통과 비용 부담이 따른다.
반면 AAV를 활용하면 적은 용량으로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뉴라클제네틱스(대표 김종묵)가 주력 중인 습성 노인 황반변성 치료 물질 'NG101'도 이에 초점을 뒀다. NG101을 환자 눈에 투여하면 환자 망막세포에서 VEGF 결합 단백질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진다. VEGF 결합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 여러 차례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대신 'VEGF 결합 단백질' 생성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이는 '유전자전달체' 성능에 달렸다. VEGF 결합 단백질을 암호화한 유전자가 망막 세포 내에서 제대로 역할하는 것을 의미한다. 뉴라클제네틱스 측은 "회사가 개발한 AAV 유전자전달체 기술을 적용해 경쟁 그룹 대비 낮은 용량에서 동등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부작용과 의약품 생산비를 낮출 핵심 기술"이라고 했다.
뉴라클제네틱스 신약 파이프라인/사진제공=뉴라클제네틱스
뉴라클제네틱스 관계자는 "유전자치료제의 성공 3요소는 '유전자 전달체', '치료유전자', '대량생산' 기술"이라며 "전달체 기술은 고효율로 보유 중이며, 뉴라클사이언스로부터 이전받은 치료유전자 기술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연제약과의 파트너십은 NG101 대량 생산 및 상용화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