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뺀 5G 요금제 나온다…이통3사 "이르면 연내 출시"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김수현 기자, 김상준 기자 2020.10.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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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 "비싸고 안 터진다" 지적에 "요금제 개편 공감"...보편요금제엔 반대 "가격 시장이 결정해야"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유영상 SKT MNO 사업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8/뉴스1(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유영상 SKT MNO 사업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8/뉴스1


이동통신 3사가 요금제를 개편해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 인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다.

올해 국감에 앞두고 KT는 지난 5일 월 4만원대 5G 요금제인 ‘5G 세이브’와 월 6만원대 요금제인 ‘5G 심플’을 새로 선보였다. 이통사들은 상대적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청소년이나 노년층 등을 위한 중저가 5G 특화 요금제는 갖추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중저가 요금제를 낸 건 KT가 처음이다. 5G 중저가 요금제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정부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응한 것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이르면 연내 비슷한 종류의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할 전망이다. 오프라인 판매 마케팅을 줄여 요금을 20% 가량 싸게 책정하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서 5G 커버리지 한계로 품질 민원이 잦은데도 LTE보다 비싼 5G 요금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았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무력화하는 이통사들의 불법 보조금 선별 지급도 강하게 질타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는 "온라인 중심 유통구조 혁신으로 통신요금 부담을 20~30% 줄여야 한다"는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적극 공감한다.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고객 친화적이고 편익을 높이는 요금제 개편을 적극 추진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강국현 KT커스터머부문장 역시 "올해 들어 온라인 (가입) 비중이 늘어났지만 일반 유통점이 온라인에 적응하기엔 시간이 좀 필요하다"면서도 "그런 부분을 고려해 (요금 인하를)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역시 "(요금제 인하) 제안에 적극 동의한다"며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가 선제적으로 내놓은 5G 중저가 요금제에 대해 "좋은 시도"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통계상 5G는 월평균 데이터 20~30기가를 사용한다. 국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데이터 영역대의 적정 요금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강국현 KT Customer 부문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8/뉴스1(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강국현 KT Customer 부문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8/뉴스1
5G 요금제 인하를 공개적으로 약속했지만 이통업계에선 난감해 하는 기색도 엿보인다. 5G 전국망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통신요금 인하가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대표는 가계 통신비가 비싸다는 지적에 "데이터 사용량 증가에도 가계 통신비가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며 "전 세계 통신사와 비교해도 국내 통신사의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다"고 했다.

이통 3사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보편요금제' 도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보편요금제는 국민들이 적정요금(월 2만원대)에 일정 수준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정부가 음성·데이터 양과 가격을 정한 저가 요금제 출시를 의무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통사들은 "시장 경쟁력에 대해 가격이 결정돼야지 정부가 결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유영상 SKT), "시장에서 자유 경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강국현 KT), "사업자간 경쟁으로 자연스럽게 고객 니즈에 맞는 요금제가 나오는 게 맞다"(황현식 LG유플러스)고 했다.

시행 6년 만에 사실상 누더기가 된 단통법과 이통사들의 끊이지 않는 불법 보조금 살포도 도마에 올랐다. 이통 3사는 단통법 개정엔 대체적 공감했지만 세부 안에 대해선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차이를 나타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방통위가 추진하는 단통법 개정안과 제가 발의한 폐지안 중 어떤 것이 낫느냐"고 질문하자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는 "장단점이 있다"며 "국회와 정부에서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했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은 "비슷한 의견이지만 단통법이 가진 이점도 있다"고 답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단통법이 공과 과가 있다. 공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변화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통 3사는 불법 보조금 재원으로 악용되는 판매 장려금 규제엔 대체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제조사와 이통사의 보조금을 분리하는 '분리공시제'엔 "공시지원금이 투명해 지지만 장려금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SKT), "외국계 제조사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KT) 등 다소 회의적으로 답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20.10.8/뉴스1(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20.10.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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