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바람의 언덕' 핫도그 상표권 분쟁…법원 "유사하지 않다"

뉴스1 제공 2020.10.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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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체, 호칭 등 모두 달라…부정경쟁행위 아냐"
코로나19 여파로 원격영상 재판으로 심문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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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거제시 관광명소인 '바람의 언덕' 인근에서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약 300m 떨어진 곳에서 비슷한 이름을 붙여 핫도그를 판매한 것은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수석부장판사 우라옥)는 A업체가 B씨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금지 등 가처분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바람의언덕은 경남 거제시에 있는 잔디로 이루어진 민등산으로, 2004년 관광객 쉼터(팔각 전망대)가 생긴 후 제주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풍경으로 유명세를 탔다.

유명 영화,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이름이 알려지자, 지난해 5월 거제시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바람의언덕을 시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정하기도 했다.



거제시에 본점을 두고, 전국에 바람의언덕의 이름을 딴 핫도그, 빵 등을 판매하는 가맹점 운영자 A사는 본사에서 약 4.7km 떨어진 곳에서 비슷한 상호명으로 핫도그를 판매하는 B씨를 상대로 상표권을 침해당했다며 지난 2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과정에서 A업체는 "B씨가 판매하는 상품에 바람의 언덕과 관련한 포장, 광고물, 메뉴판 등에 표시하는 것은 물론 수입·수출해서는 안된다"며 "위반시 1회당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B씨도 "'바람의 언덕' 상표의 상표권자로부터 사용권을 부여받아, 이를 적법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A업체의 등록상표와 자신의 가게에서 판매하는 핫도그의 상표를 비교하면 똑같거나 유사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A업체의 등록상표는 평이한 문체의 다섯 글자 문자 상표임에 비해, B씨의표장은 독특한 붓글씨체 형태의 여덟 글자 문자와 바람의 언덕 상징인 풍차 등이 배치되어 있다"며 "A업체의 표장은 '바람이라는 피부로 느끼는 감각적인 면에서 시원한 바람과 핫도그라는 상품을 연상시키지만, B씨의 표장은 거제 지역에서 유명한 바람의 언덕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B씨가 ▲'바람의언덕' 상표를 상표권자로부터 허락을 받아 사용한 점 ▲약 10년 전부터 가족들과 함께 바람의언덕 이름을 딴 민박집, 횟집 등을 운영해온 점 등을 비춰보면 상표의 사용에 악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이번 재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서울중앙지법 민사부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원격 영상재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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