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른 귀성길 오른 시민들…부산역·사상터미널 아직까지 '한산'

뉴스1 제공 2020.09.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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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 가득 명절선물 든 채 부모님 뵈러 가는 귀성객들
코로나19 우려하는 귀성객들 "마스크 꼭 착용하겠다"

29일 부산역 대합실 벤치에 기차를 기다리는 귀성객들이 가득 앉아 있다.2020.09.29/뉴스1© 이유진 기자29일 부산역 대합실 벤치에 기차를 기다리는 귀성객들이 가득 앉아 있다.2020.09.29/뉴스1© 이유진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이유진 기자 =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오후 부산지역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은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다.

하지만 일찌감치 귀성길에 나선 직장인, 대학생부터 '역귀성' 길에 오른 부모님들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 1시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 들어서자 '올 추석엔 안 와도 된데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부산역 외부 광장이 다소 한산한 가운데 2층 대합실에는 KTX 등 열차를 기다리는 이들로 비교적 북적였다.



귀성객들 중에는 양손 가득 명절선물을 들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들부터 배낭을 메거나 여행용 가방을 끄는 이들이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 예년같지 않은 분위기라고는 하지만 명절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큰 아이스박스 2개를 챙긴 최모씨(60)는 "코로나19 상황이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어 서울행을 택했다"며 "친구에게 주기 위해 장어, 조개류 등을 잔뜩 챙겨왔다"고 말했다.


부산해사고등학교 학생 김태상군(17)은 "기숙사 생활을 해서 집에 자주 가지 못하는데 이번 추석 연휴에 가족을 만나러 가게 돼 기쁘다"며 "코로나 때문에 KTX를 타는 것에 조금 우려되는 부분은 있지만 마스크를 쓰고 각자 조심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밝혔다.

직장에 반차를 쓰고 부모님을 뵈러 간다는 정모씨(31)는 "부모님이 삼진어묵을 좋아해 대량 구매하게 됐다"며 "귀성을 자제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부모님을 오랜만에 뵙기 때문에 좋아하시는 것을 많이 사가고 싶었다"고 웃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낮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 귀성객들이 자동발매기 앞에 서있다.2020.9.29/뉴스1© 노경민 기자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낮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 귀성객들이 자동발매기 앞에 서있다.2020.9.29/뉴스1© 노경민 기자
이날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도 귀성길에 오르기 위한 시민들이 하나둘씩 모였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낀 채 거리두기를 하며 매표소 앞에 줄을 서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는 모습이 보였다.

여행용 캐리어와 배낭을 메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터미널로 향하는 군인들부터 손을 꼭 맞잡은 채 버스에 오르는 가족들과 연인들로 명절기간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직까지 한적한 분위기였다. 승차권 매표소와 자동발매기 앞에는 표를 구매하는 몇몇 귀성객을 빼고는 다소 썰렁해 보이기도 했다.

부모님이 계신 경남 밀양에 가는 대학생 손모씨(24)는 "이번 추석에 간만에 보지 못했던 친구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다 함께 맛있는 걸 먹으러 간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본가인 함양에 부모님을 찾아뵈러 가는 직장인 김신영씨(22)는 "시골에서 감염될 우려보다는 혹시나 내가 부산에서 코로나에 걸린 채로 귀성길을 오르는 게 아닌지 걱정이 든다"며 "여러모로 불안함이 많은 이번 추석이지만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조심히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친형을 만나기 위해 경남 사천에서 왔다는 50대 정모씨는 "오고 가는 사람들이 아무 탈 없이 행복하게 잘 보낼 수 있는 한가위가 됐으면 좋겠다"며 "힘든 시기에 평소에 염원했던 소원을 성취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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