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이도 가족인데 갈 곳 없을까요?…"이 곳으로 오시'개'"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9.3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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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 반려동물 동반 여행수요 적지 않아…국내 특급호텔·리조트 반려견 투숙 서비스 강화 나서

레스케이프 호텔의 반려견 유모차 대여 서비스. /사진=레스케이프레스케이프 호텔의 반려견 유모차 대여 서비스. /사진=레스케이프


본격적인 추석 연휴가 시작하며 '집콕'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가까운 시내 호캉스나 근교 리조트에 다녀오고 싶지만 또 다른 가족인 반려견을 마땅히 맡길 곳이 없어 떠나기 쉽지 않다.

코로나19(COVID-19)가 낳은 '여행·소비절벽'을 극복키 위해 서비스 대전환을 꾀하는 국내 특급호텔이 '펫팸족(펫+가족)' 모시기에 나섰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기간에 반려견과 동반 여행을 떠나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OTA(온라인여행사) 호텔스닷컴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여행객 67%가 '여행을 떠날 떄 반려동물을 데려간다'고 답했다.



하지만 상당수가 반려동물 동반 숙소를 찾는데 어려움을 느낀다며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주요 특급호텔과 리조트들이 앞다퉈 반려견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소노호텔&리조트(구 대명)가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7월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를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소노펫클럽&리조트'를 오픈했다.

워터파크와 스키장 등 사람을 위한 레저 공간 위주의 이른바 '금견의 구역'이었던 비발디파크의 일부 리조트 동을 사람보다 개의 눈높이에 맞춘 반려견 동반 객실로 꾸몄다. 미끄럼 방지를 위한 논슬립 플로어를 시공하고 침대·툇마루를 낮게 디자인해 편안하고 안전하게 '개캉스'를 즐길 수 있다.


소노호텔&리조트가 추석 명절을 맞아 내놓은 '추석 펫캉스' 패키지. 반려동물 동반 투숙은 물론 송편 모양의 간식과 한복 케이프를 제공한다. /사진=소노호텔&리조트소노호텔&리조트가 추석 명절을 맞아 내놓은 '추석 펫캉스' 패키지. 반려동물 동반 투숙은 물론 송편 모양의 간식과 한복 케이프를 제공한다. /사진=소노호텔&리조트
천연 잔디로 조성된 700평 규모의 플레이그라운드를 비롯,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무엇보다 투숙 대상을 대형견으로 넓힌 것이 특징이다. 대형견 전용 놀이시설도 마련, 소·중·대형견 존을 따로 구분해 안전에도 신경썼단 설명이다.

소노 리조트 관계자는 "반려견 여행이 활성화 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형견과 견주를 위한 서비스가 부족해 불편이 많았다"며 "크기에 관계없이 반려견과 연휴 휴가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소노펫클럽&리조트는 오는 10월4일까지 추석 연휴 기간 이용할 수 있는 '추석 펫캉스' 패키지를 선보인다. △반려동물 동반 투숙(비발디파크, 소노캄 고양) △반려동물 추석 선물 △Thinking Dog 페어링 메뉴 등으로 구성된다. 추석 선물로 간식은 사람이 빚는 실제 송편 모양과 똑같이 만들어 제공하고 한복 케이프도 제공한다.

서울 시내 5성급 특급호텔들도 문턱을 낮추고 반려견을 손님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여행 기피현상이 높아지며 반려견과 함께 시내 호캉스를 즐기는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반려인구가 1000만명에 달하고 동반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단 점에서 반려동물 서비스가 가진 잠재성이 크다는 판단에서 콧대를 낮추고 호텔 소비저변을 넓히는 것이다.

소노호텔&리조트가 비발디파크와 소노캄 고양에 지난 7월 오픈한 반려동물 투숙 서비스. 국내 호텔, 리조트업계에서 제한이 엄격했던 대형견도 투숙 가능하다. 사진은 비발디파크 반려견 동반 투숙 객실의 모습. /사진=소노호텔&리조트소노호텔&리조트가 비발디파크와 소노캄 고양에 지난 7월 오픈한 반려동물 투숙 서비스. 국내 호텔, 리조트업계에서 제한이 엄격했던 대형견도 투숙 가능하다. 사진은 비발디파크 반려견 동반 투숙 객실의 모습. /사진=소노호텔&리조트
서울 시내 최고 럭셔리호텔로 꼽히는 콘래드 서울은 지난 21일부터 '펫밀리케이션' 패키지를 출시했다.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IFC몰과 여의도 한강 공원이 인접해 '개캉스'를 즐기기 안성맞춤이란 설명이다. 콘래드 서울 관계자는 "호텔 인근 레스토랑과 카페, 놀이터 등이 안내된 펫 패스포트를 제공하고 룸서비스는 물론 호텔 셰프팀이 직접 만든 수제 케이크도 주문할 수 있다"며 "수익의 일부는 동물권행동 '카라'에 기부된다"고 말했다.

롯데호텔 서울도 '해피투개더' 패키지를 출시했다. 펫 전용 침대와 계단으로 객실을 꾸몄고 반려견이 가지고 놀 수 있는 로봇 장난감 등을 대여해준다. 오픈 초기부터 반려견 서비스를 내놓으며 인기를 끌었던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레스케이프 역시 반려견 유모차 대여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반려견 서비스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반려견 동반 투숙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2~3년 전부터 높아졌지만 견종이나 체중, 식음을 제한하고 이동 시에는 이동장에 반드시 넣어야 하는 등 호텔 서비스가 다소 소극적이었다"며 "올해는 코로나19로 국내여행이나 호캉스를 고려하는 반려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럭셔리 호텔까지 차별화된 패키지 상품 개발에 나서며 변화가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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