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이동걸 회장의 쓴소리 "노사관계, 낡은 관습 고쳐야"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0.09.2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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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임단협, '1년 단위'→'다년 단위' 개선 제안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8일 연임 후 첫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산은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8일 연임 후 첫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산은


최근 연임해 2기 임기를 시작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한국GM을 겨냥해 노사관계의 낡은 관습이 개선돼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산은은 한국GM의 2대 주주다.

이 회장은 28일 연임 후 첫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GM과 관련 “기업의 구조조정 못지 않게 구조조정과 관련한 낡은 관습과 사회 인프라가 개선돼야 한다”며 “이 부분은 심각한 장애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GM 노사가 심각한 갈등이 있는 것 같다”며 “어렵게 이루고 있는 정상화에 큰 충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원만한 합의를 봤으면 한다”고 했다. 한국GM 노조는 그간 1조원이 넘는 임단협(임금·단체협상) 요구안을 제시하며 파업을 무기로 사측을 압박해왔다. 카허 카젬 한국 GM사장은 부평2공장 폐쇄까지 언급하며 대립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어 노사협약 관행 개선을 화두로 던졌다. 그는 현재 ‘1년 단위’인 임단협 주기를 ‘다년 단위’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노사 임단협은 1년 단위로 이뤄지는데 미국의 경우 4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며 “매년 교섭이 이뤄지면 회사는 중장기 경영계획 수립이 어려워지고 생산 차질 등의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처럼 임단협 주기를 다년으로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개인적인 소견”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호봉제도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구조조정 기업들의 경우 연공서열에 따라 거액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회사의 구조조정을 반대하고 있는데 다음 세대를 희생해서라도 본인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투쟁을 이어나가는 것이 기업 정상화를 발목 잡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개별 기업 구조조정과 지원에 관해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 △지속가능한 정상화 방안 마련이란 3대 구조조정 원칙을 거듭 확인했다.

우선 ‘노딜’이 확정된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과 관련해 “조만간 외부컨설팅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검토를 거쳐서 추후 가능한 시점에 매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을 안정화시키고 기업가치를 올려 적절한 시점에 통매각이든 분리매각이든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적절한 고통분담과 장기적 존속능력을 어떻게 유지할지 균형이 중요하다”며 “만약 향후 추가자본확충이 필요하다면 그때 정부와 협의해 검토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LCC(저비용항공사)에 대한 금융지원과 관련해선 기안기금(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요건을 충족하는 제주항공의 경우 기안기금을 신청하면 검토하겠다고 한 반면 이스타항공에 대한 지원은 어렵다고 밝혔다.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협상중인 쌍용차에 대한 금융지부 여부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가장 본질적인 건 사업의 지속가능성, 사업성”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회장은 ‘2기 경영’ 추진과제로 코로나19 위기극복과 후유증 최소화를 대전제로 한 △구조조정 지원 △혁신성장 △산은의 경쟁력 제고를 꼽았다. 특히 혁신성장에 대해선 “문화콘텐츠, 바이오, 그린뉴딜 등과 관련해 새로운 기업을 발굴하고 유니콘 기업으로 키우는 것은 코로나 위기극복과 관련해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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