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모든 게 사기였나, "트럭 디자인도 돈 주고 샀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09.28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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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업체 니콜라의 트레버 밀턴 창업자. 니콜라는 지난 10일 힌덴버그가 사기 의혹 보고서를 낸 이후 열흘 만에 밀턴 창업자가 회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번엔 '니콜라원' 트럭의 디자인마저 직접 설계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로이터통신.수소전기차업체 니콜라의 트레버 밀턴 창업자. 니콜라는 지난 10일 힌덴버그가 사기 의혹 보고서를 낸 이후 열흘 만에 밀턴 창업자가 회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번엔 '니콜라원' 트럭의 디자인마저 직접 설계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로이터통신.


사기 의혹에 휩싸인 수소전기차업체 니콜라가 자동차 디자인마저 돈을 주고 샀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술력 논란으로 ‘빈 껍데기’ 비판을 받았던 니콜라가 그 껍데기 마저 직접 설계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월가에서는 니콜라의 주가가 75% 더 폭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밀턴이 직접 설계했다더니..."수천달러 주고 샀다"
니콜라원. /사진=니콜라 홈페이지.니콜라원. /사진=니콜라 홈페이지.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지금은 회사를 떠난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가 자사 플래그십 트럭인 ‘니콜라원’의 디자인을 제3자에게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FT는 밀턴이 2015년 크로아티아 슈퍼 전기차 업체 리막의 디자이너 아드리아노 무드리를 만나 수천달러를 주고 컴퓨터 설계와 가상 3D모델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무드리는 이 트럭 디자인을 졸업 학위 프로젝트 차원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사실은 니콜라와 테슬라간 특허권 침해 소송 과정에서 드러났다.

니콜라는 2018년 5월 테슬라의 ‘세미트럭’의 디자인이 ‘니콜라원’을 표절했다며 20억달러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니콜라측은 밀턴 창업자가 2013년 자신의 지하실에서 직접 ‘니콜라원’을 디자인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다른 직원이 설계 작업에 동참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또 니콜라원 개발에만 수백만달러가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주 테슬라는 니콜라의 디자인 자체가 직접 설계한 것이 아닌 무드리의 디자인을 기초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테슬라측은 무드리가 2010년 공개한 ‘로드러너’ 설계가 원안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테슬라측은 “밀턴이 니콜라원 특허를 출원할 때 기만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로드러너’ 컨셉을 공개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니콜라는 밀턴과 무드리가 만난 이후인 2015년 12월 니콜라원 디자인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테슬라 세미트럭. /사진=테슬라 홈페이지.테슬라 세미트럭.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이에대해 니콜라측은 “니콜라원 트럭은 니콜라가 직접 설계했고 특허가 있다”면서도 “차량 개발 도중 제3자로부터 디자인을 구매하는 것은 흔한 일이며, 니콜라가 무드리의 디자인을 구매했지만, 그는 회사 디자인팀도 아니고 그의 디자인은 니콜라원의 디자인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반박했다.

FT는 “자동차 디자인의 원안을 놓고 니콜라의 지적재산권에 새로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공매도 전문 리서치 힌덴버그가 니콜라 사기 의혹 보고서를 낸 이후 니콜라는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힌덴버그는 니콜라에 53개의 의혹을 대답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14일 니콜라가 총 10개의 반박을 담은 보고서를 냈지만, 결국 니콜라원의 주행 영상은 자체 동력으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실상 시인했다. 지난 20일엔 밀턴 창업자가 결국 회사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사기 의혹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월가도 등돌려..."주가 5달러 갈수도"
월가에서는 이미 니콜라에 등을 돌리고 있다. 주가가 크게 폭락할 일만 남았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트레이딩 플랫폼 티커토커의 창업자이자 수석 전략가인 스티브 칼레이지언은 “니콜라 주식 차트는 완전히 부서졌다”면서 “주가는 주당 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니콜라 주가는 현재 19.46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미 지난 6월 상장 후 최저점을 기록한 데다가 전고점 대비해선 80%나 폭락한 상황이다. 여기서 현 시세 보다 앞으로 75% 더 추락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것이다.

칼레이지언은 “현재로썬 니콜라 주가를 지지해줄 아무런 기술적인 관점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4일엔 웨드부시가 니콜라 매수 의견을 ‘매도’로 바꿨고, 목표 주가도 15달러까지 낮췄다.

위불의 앤소니 데니어 CEO(최고경영자)는 “웨드부시의 ‘매도 의견’ 이후 월가에서도 줄줄이 부정적인 의견이 퍼질 것”이라면서 “이제 더 나쁜 뉴스가 나오면 주가가 15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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