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화기애애'라고 하는데…文대통령-스가 총리 통화 "담담"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20.09.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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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문재인 대통령과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리가 전화통화를 갖고 꼬인 한일관계를 풀기 위한 첫 단추를 뀄다. 스가 총리는 이전보다 우호적인 표현을 쓰며 변화 가능성을 보였지만, 큰틀에선 달라진 게 없었다. 간단히 말하면 "한국이 이전 상태로 돌려놓으라"는 것이다.

이날 회담에 대해 성향이 정반대인 두 일본 언론매체가 전하는 일본정부의 분위기를 정리해봤다.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총리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총리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아사히, 연말 스가 방한할지 관심
일본정부 비판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이날, 스가 총리가 "양국 관계를 방치해선 안 된다"는 뜻을 전했다면서도 이 문제를 푸는 것은 한국에 달렸다고 봤던 아베 신조 정부의 방향을 계승하고 있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전화통화 이후 스가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강제징용 배상판결 관련해서는 "일관된 입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역사 문제는 끝났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이 한국이기 때문에 스가 총리의 방한이 성사될지에도 관심을 보였다. 다만 일본 강제징용 기업 배상판결 후속조치로 한국 내 자산이 현금화 될 경우 총리의 방한 여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산케이 "담담한 분위기라는 것, 이례적"
친정부 성향의 우익매체 산케이신문은 스가 총리가 한국에 대해 "지극히 중요한 이웃"이라고 표현했다면서도, 정부 내 한국을 보는 부정적인 시각을 반영했다.

이날 스가 총리의 한국에 대한 표현은 지난 5월 외교청서에 담긴 표현에 '지극히'가 더해진 것이다. 새 정부가 가장 중요시 하는 일본인 납북자, 줄어든 외국인 관광객 문제에서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문은 일본정부의 한국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전달했다. 두 정상간 전화통화 자리에 함께했던 오카다 나오키 관방 부장관은 "(회담이) 담담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화기애애'했다고 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런 표현은 이례적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또 산케이는 일본이 강제징용 문제에는 양보할 생각이 없다면서, "그 사람(문 대통령)과는 길게 얘기해봐야 소용없다"고 한 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한편 어제(24일) 문재인 대통령은 오전 11시께부터 20분가량 스가 총리와 전화통화를 가졌다. 9개월 만에 양국 정상이 직접 소통한 것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강제징용 문제 등 현안에 양국 입장 차이가 있지만 최적의 해법을 찾아 나가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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