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립스틱"은 옛말…410억 대박 낸 32살 사장님의 아이템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09.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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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ohora) 글루가, 올 상반기 매출 410억…특허받은 반경화 젤 네일 대박 행진

오호라 젤 네일 이미지 사진/사진=오호라 공식 온라인몰 오호라 젤 네일 이미지 사진/사진=오호라 공식 온라인몰


불황에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것도 옛말, 마스크 착용에 무력화된 립스틱의 자리를 젤 네일이 대신하면서 젤 네일 브랜드 '오호라(ohora)'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네일 팁이 불황기 '작은 사치'의 대명사로 부상한 가운데 특허받은 반경화 젤 네일로 20대~30대 여심(女心)을 사로잡았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젤 네일은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립스틱·립글로스 등 색조화장품 매출 하락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동시에 '코로나 집콕'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오호라는 부착 후 구워서 만드는 반고체 상태의 젤 네일 제품을 생산하는데 집에서 램프로 천천히 구워 예쁜 네일을 완성하는 즐거움을 준다는 특징이 있다.



젤 네일 브랜드 오호라를 전개하는 글루가는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마케팅하면서 자사몰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D2C(소비자와 직접 접촉) 기업이다. '젝시믹스' 요가복 브랜드를 D2C로 판매해 최근 코스닥 상장까지 마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과 유사한 사업 형태다.

유기현 글루가 대표(32)는 6~7개 사업아이템을 검토 끝에 네일에 관심을 가지고 2015년 글루가를 창업했다. 유 대표는 "네일 살롱에서 6만~7만원에 받는 고급 네일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대중화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2년의 연구 끝에 반경화 젤 네일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오호라의 반경화 젤 네일은 반고체 상태의 네일을 손톱에 붙이고 램프에 구워 부착하는 제품이다. 10분이면 최고급 네일 살롱에서 받은 것 같은 젤 네일을 완성할 수 있다. 일반적인 네일 리무버로 지워지기 때문에 손톱 손상도 최소화했다.

글루가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50억원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4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집콕'과 마스크 착용의 반사익으로 네일 팁의 대중화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오호라 젤 네일 이미지 컷/사진=오호라 공식 온라인몰 오호라 젤 네일 이미지 컷/사진=오호라 공식 온라인몰
글루가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에코마케팅이 지분 20%를 투자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9년 에코마케팅이 평가한 글루가의 기업가치는 200억원이었는데 올해 에코마케팅이 글루가 지분 약 10만주를 처분하면서 평가한 기업가치는 2000억이다. 1년 만에 기업가치가 10배 뛰었다.


오호라는 또 다른 네일팁 브랜드로 유명한 데싱디바(제이씨코리아)와 달리 올리브영 등에 입점하지 않고 주 소비층을 대상으로 SNS 타깃 마케팅을 통해 고성장하고 있다. 빅 모델을 쓰지 않고 D2C(Direct To Consumer)방식으로 고객과 소통을 통해 시장 반응을 파악하면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유 대표는 "네일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이 느끼는 가치가 크다는 것을 이해하고 고객 경험과 고객 가치를 확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당분간 스타마케팅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경화 젤 네일에 특허를 보유한 오호라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 네일팁 시장에서 진입장벽을 구축한 것이 강점이다. 천안의 자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유통, 마케팅,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글루가가 전담하는 것도 다른 뷰티업체와 차별화된다. 장기적으로 코스닥 상장을 염두에 두고 주관사 선정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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