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로나 때문에 독감 줄었다…독감환자 118만명→18만명 '뚝'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0.09.2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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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감염수칙 잘 지키면 '트윈데믹' 피할 수 있어

[단독]코로나 때문에 독감 줄었다…독감환자 118만명→18만명 '뚝'


올해 2분기 발생한 독감(인플루엔자) 환자 수는 18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만명 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마스크 쓰기와 손씻기 등이 일반화하면서 독감 환자가 감소한 것은 알려졌지만 수치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리두기와 감염수칙을 잘 준수한다면 트윈데믹(twindemic·비슷한 2개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독감 진료실 인원 자료에 따르면 4~6월 독감 환자 수는 18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118만1951명의 15.6% 수준에 그쳤다. 건강보험 급여실적에서 8월 지급분까지 반영된 수치로 병원에서 환자 상병코드를 독감이나 폐렴으로 입력한 기준이다. 특히 4월의 경우 독감 환자 수는 지난해 71만5186명에서 5만9770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독감 유행은 예년보다 심각했다. 지난해 말부터 유행이 시작돼 1월에는 전년에 비해 39만명이 늘었다. 증가율로 보면 74.5%다. 하지만 2월에는 3만여명 증가하는데 그치더니 3월에는 오히려 25만명이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첫 발생이 1월20일, 대구·경북 유행 시점이 2월 말인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확산 한 달 뒤 반비례하는 경향이다.

독감 유행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방역당국이 강조한 마스크 쓰기, 손씻기, 기침 예절, 1~2m 간격 유지하기 등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3월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출·모임 자제 등 외부활동을 줄이면서 독감 유행이 일찌감치 꺾였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하루 한자릿수 환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줄어든 5월 이후 독감 환자는 소폭 증가해 조금만 느슨해지면 코로나19든 독감이든 언제든지 재유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독감과 코로나19가 같이 유행해 대규모 혼란이 벌어지는 ‘트윈데믹'을 개인위생 관리와 거리두기 노력으로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독감 예방접종보다 효과적인 통제 방안이라는 것이다.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은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의심 증상 있을 때 빨리 내원해 전파 줄이고 노출 최소화하는 것이 혼란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충고했다.


방역당국도 코로나19 유행으로 개인위생 관리와 거리두기 노력이 더해지면서 하반기 독감 유행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남반구 독감 유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상반기 중에 남반구의 주요 국가들에서 인플루엔자 유행이 매우 드물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북반구에서도 거리두기 등의 노력으로 예년보다 빈번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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