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은 25일까지 은행장을 공개 모집한다. 방문접수 방식으로 신청서, 이력서, 경력증명서 등을 받는다. 이후 10월8일 서류 합격자를 추린 뒤 10월12일 면접을 진행한다. 이동빈 현 행장의 임기가 10월24일 끝나는데 중간에 추석 연휴, 한글날 등 휴일이 끼어있는 점을 고려하면 시간적 여유가 없다.
실제 행추위는 초반부터 기싸움이 팽팽했다. 이달 초 수협중앙회가 수협은행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한 것이 발단이었다. 개정된 규범에 따라 은행장 임기는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줄었고 연임이 명문화됐다. 이에 대해 기재부, 금융위 추천 인사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이어 누가 행추위 위원장을 맡느냐를 두고 갈등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기재부 추천 인사인 김윤석 위원이 위원장 자리를 맡았다. 기재부·금융위 측과 중앙회·해수부 측이 안건 하나씩 양보한 셈이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경영 공백을 우려하기도 한다. 일정이 촉박해서다. 접수된 서류를 토대로 면접자를 고르는 일부터 머리를 맞대야 한다. 10월12일 면접을 거쳐 1명을 골라내는 일이 가장 중요한데 그 주에 결정하지 않으면 스케줄이 꼬일 수 있다. 행추위가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면 수협은행 이사회, 수협중앙회 이사회, 수협은행 주주총회를 거쳐 은행장을 뽑는다. 이 모든 일을 아무리 늦어도 10월23일 전에 끝나야 한다. 3년 전엔 행추위원 사이 의견을 좁히지 못해 6개월의 경영공백 사태가 발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떤 딜(거래)이 있지 않는 한 의견을 단번에 모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수협은행의 ‘홀로서기’가 이뤄지지 않는 한 새로운 은행장을 뽑을 때마다 이런 갈등은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수협이 갚아야 할 공적자금은 2028년까지 8500억원 상당이 남아 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장이 정치적인 자리가 되지 않으려면 공적자금을 빨리 갚아 정부 입김에서 벗어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