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녹스 사기설' 불똥 튄 SKT…"의혹해소 되길 기대"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20.09.2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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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매도 세력 주장에 "기술검증 거쳐 전략 투자"...SKT 2대주주, 요즈마·후지필름·폭스콘이 3~5대 주주

'나녹스 사기설' 불똥 튄 SKT…"의혹해소 되길 기대"


'니콜라 사기 스캔들'에 이어 SK텔레콤 (51,300원 ▲300 +0.59%)이 2대주주로 있는 나스닥 상장기업 나녹스(Nano-x)도 미국 공매도 세력이 '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SK텔레콤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특정 의도를 가진 공매도 세력의 근거없는 의혹 제기인 데다 기술검증을 거쳐 글로벌 유력 기업들과 전략적 투자한 것인 만큼 나녹스와 파트너십엔 영향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나녹스는 SK텔레콤이 지난해 6월과 지난 6월 두 차례에 걸쳐 2300만 달러(약 273억 원)를 투자한 이스라엘의 반도체 기반 차세대 의료장비 기술기업이다. 지난 8월 21일(현지시간) 기술력을 인정받아 '신흥성장기업' 자격으로 미국 나스닥(Nasdaq)에 전격 상장했다. SK텔레콤은 2대 주주로서 나녹스 경영과 글로벌 사업 전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나녹스는 반도체 기반 디지털X-ray 기술을 토대로 기존 X-ray 장비보다 가격과 성능이 우월한 의료장비 '나녹스.아크'(Nanox.Arc)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아날로그 제품보다 선명한 화질과 최대 30배 빠른 속도로 촬영하고, 방사능 노출 시간을 1/30으로 줄인 제품이다. 가슴을 누르는 통증 없이 비접촉 X-ray 촬영을 할 수 있다. 1회 촬영당 비용이 10% 수준에 불과해 소형 의원이나 의료 부담이 큰 국가에서 X-Ray ·CT 촬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SK텔레콤은 2대 주주로서 나녹스 핵심 반도체 제조 공장(FAB)을 한국에 건설하고 5G(5세대 이동통신)·AI(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다양한 공동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나녹스는 2대 주주인 SK텔레콤 외에 3~5대 주주로 요즈마그룹과 후지필름, 폭스콘 등 글로벌 기업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나녹스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이례적인 빠른 속도로 나스닥 기업 공개가 이뤄진 것"이라며 "주요 투자자들 모두 나녹스의 기술을 검증했고, 잠재력을 알고 있다"고 했다.



디지털 기술 X-ray 촬영장비 ‘나녹스.아크(Nanox.ARC)디지털 기술 X-ray 촬영장비 ‘나녹스.아크(Nanox.ARC)
나녹스는 나스닥 상장가 18달러에서 상장 첫 날 종가가 21.7 달러로 20% 이상 오른 채 마감했고,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 이달 중순 60 달러를 넘어섰다. 그런데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인 '시트론(Citron)'이 작성한 나녹스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주가가 20달러 후반대까지 떨어졌다.

시트론은 나녹스를 미국 벤처기업 주가 사기극의 상징인 '테라노스'의 두 번째 버전으로 표현하는 등 목표가격을 '0달러'로 제시했다. 22일(현지시간)엔 역시 공매도 투자세력인 머디워터스가 시트론을 지원 사격하는 네 문장짜리 나녹스 관련 입장문을 트위터에 올렸다. "우리는 나녹스가 주식 외에는 팔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녹스는 니콜라처럼 데모 영상을 조작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로 인해 나녹스 주가는 개장 전 20%대 급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종가는 전날보다 4.44% 오른 30.1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SK텔레콤은 미 공매도 세력의 공격에도 나녹스와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엔 영향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공매도 세력이 낸 리포트와 분석 내용의 공신력에 문제가 있는 데다 기술기업을 대상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적인 공격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미 공매도 세력이 연합해 성장 기술기업을 공격하고 공매도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일종의 '통과의례성' 공격으로 볼 여지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나녹스를 부실기업으로 낙인찍은 시트론과 머디워터스는 미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를 함께 공격했던 전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트론 등은 테슬라와 엔비디아, 쇼피파이, 모빌아이 등 미국 유력 기업을 공격해 주가 급락을 예고했지만 모두 틀렸다"며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의 현재 주가를 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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