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즈버그 별세에 美 들썩, '연방대법관'이 뭐길래…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2020.09.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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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 별세 하루 만에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후임자 지명을 둘러싸고 19일(현지시간) '샅바 싸움'에 돌입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가장 큰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사진=로이터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사진=로이터


긴즈버그의 부고가 이토록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미국에서 연방대법원이 가진 위상 때문이다. 연방대법원은 보수와 진보 진영이 법적으로 대립하는 사안 등에서 최종 판단을 내리는 기관으로, 미국 사회의 방향키를 쥐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미국엔 한국의 헌법재판소와 같은 기관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연방대법원이 헌법재판소 역할까지 겸한다. 텍사스주·루이지애나주의 낙태 제한법과 캘리포니아주의 동성 결혼 금지에 위헌 판결을 내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영향력이 막대한 가운데, 연방대법원을 구성하는 1명의 연방대법원장과 8명의 연방대법관은 스스로 사임하거나 탄핵받지 않는 한 종신까지 임기를 보장받아 이들 한명 한명의 무게감이 더욱 크다.



즉 한 번 임명되면 몇십 년 넘게 자리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보수와 진보 진영은 모두 자신들과 비슷한 성향의 연방대법관을 임명하기 위해 전쟁에 나선다.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긴즈버그는 진보 성향으로 지난 1993년 임명된 이후 27년 동안 자리를 지킨 바 있다. 연방대법원은 그를 포함해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왔다.

한편 미국 헌법에 따르면 연방대법관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의 인준을 거쳐 임명된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과반인 53석을, 민주당과 무소속이 47석을 차지하고 있어 공화당에 유리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연방대법관을 지명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다음주 후임자를 지명하겠다"며 "아주 재능 많고 훌륭한 여성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력한 후보론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등법원 판사가 거론되고 있다. 배럿이 지명될 경우 연방대법원의 이념 구도는 보수 6명과 진보 3명으로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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