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따상상 뒤…또 개미만 물렸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09.18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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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스1) 안은나 기자 = 지난 10일 경기 성남 분당구 카카오게임즈 본사.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코스닥 상장과 동시에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상한선인 2배로 결정된 뒤 상한가)'으로 직행하며 단숨에 코스닥 시가총액 5위에 올랐다. 2020.9.10/뉴스1(성남=뉴스1) 안은나 기자 = 지난 10일 경기 성남 분당구 카카오게임즈 본사.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코스닥 상장과 동시에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상한선인 2배로 결정된 뒤 상한가)'으로 직행하며 단숨에 코스닥 시가총액 5위에 올랐다. 2020.9.10/뉴스1


카카오게임즈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신규 상장 뒤 단기 오버슈팅의 반작용으로 해석된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10일 신규 상장 뒤 고점을 찍고 주가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꾸준히 팔았다.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선 셈이다. 그 물량은 고스란히 개미(개인투자자)가 받았다.

아무리 공모 과정에서 인기가 높은 기업이라도 상장 초기 주가가 오버슈팅 할 수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는 새내기주 추격 매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카카오게임즈 주가 고공행진 때 외인·기관 집중 매도…개미만 샀다
지난 17일 증시에서 카카오게임즈 (21,100원 ▲200 +0.96%)는 전일 대비 1700원(2.56%) 내린 6만46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4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0일 상장 뒤 '따상상'(거래 첫 날 공모가의 2배 가격에 시초가 형성, 이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성공하며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14일 상한가에 실패하고, 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내림세다.

외국인과 기관은 카카오게임즈의 오버슈팅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는 동안 집중적으로 팔았다.


지난 14일은 카카오게임즈 상한가 행진이 끝나고, 장 중 사상 최고 주가(8만9100원)를 기록한 날이다.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외국인은 1226억원, 기관은 1185억원을 순매도했다. 해당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판 종목이 카카오게임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은 카카오게임즈를 3588억원 순매수했다. 역시 해당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 카카오게임즈다. 2위인 LG화학보다 3배 가까이 순매수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상한가 행진이 멈춘 지난 14일 하루만 봐도 마찬가지다. 하루 동안 외국인은 842억원, 기관은 485억원 팔았다.

반면 개인은 지난 14일 하루 동안 카카오게임즈를 1708억원 순매수했다.

고점 부근에 물린 투자자 중 개미가 많을 수밖에 없다.

SK바이오팜·다른 새내기주 역시 마찬가지
삼성증권의 아파트 단지 주변에 위치한 지점들은 지난 2일 아침 일찍부터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하려는 고객들로 붐볐다. 삼성증권은 청약고객을 위해 각 지점에 방역전담직원과 자동체온기 등을 운영했다. / 사진제공=삼성증권삼성증권의 아파트 단지 주변에 위치한 지점들은 지난 2일 아침 일찍부터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하려는 고객들로 붐볐다. 삼성증권은 청약고객을 위해 각 지점에 방역전담직원과 자동체온기 등을 운영했다. / 사진제공=삼성증권
이 같은 신규 상장 기업의 매매 행태는 카카오게임즈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7월 2일 상장한 SK바이오팜 (83,500원 ▲200 +0.24%) 역시 상장 직후 일주일간(7월 9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기간 동안 외국인은 SK바이오팜을 7417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SK바이오팜을 5888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해당 기간 개인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 SK바이오팜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16일 상장한 압타머사이언스 (2,750원 ▲85 +3.19%), 지난 14일 상장한 이오플로우 (4,045원 ▲20 +0.50%) 역시 마찬가지다.

상장 첫 날 두 종목 모두 기관은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고, 개인이 대량 순매수했다.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해 외국인이나 기관의 차익 실현 매도 물량을 개인이 떠받는 구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상장 초기 새내기주 오버슈팅 조심해야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지난 7월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시초가 확인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지난 7월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시초가 확인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최근 공모주에 대한 개인의 투자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한 투자 접근을 보다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IPO 공모 과정에서 흥행에 성공한 기업일수록 상장 첫 날 주가가 기업 실적이나 펀더멘탈과 무관하게 오버슈팅 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모두 신규 상장 전 증권가에서 예측한 기업 가치를 훌쩍 뛰어넘는 주가를 형성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고점에 물린 개인 투자자의 경우 해당 종목의 주가가 적정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원금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공모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공모 과정에서 흥행에 성공하는 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다"며 "또 상장 이후 단기 급등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공모주 투자자와 달리 주식시장에서 신규로 매수하는 개인 투자자는 단기 오버슈팅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니 추격 매수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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