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추가 확산 땐 韓 경제성장률 -5.5% 추락…외환위기 보다 심각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9.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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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보고서…美 성장률 -15.4%로 외환위기 버금가는 충격 우려

코로나 추가 확산 땐 韓 경제성장률 -5.5% 추락…외환위기 보다 심각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단기간의 성장률 감소에 그치지 않고 한국경제의 성장경로 자체가 변화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7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 분석: 제2차 대유행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세계 7개 지역과 9개 산업을 대상으로 40분기에 걸친 경제영향을 분석했다. 코로나19의 확산규모와 속도에 따라 경제적 영향이 변화하므로 △7~8월의 감염자수가 3분기에도 유지(시나리오 1) △9월 감염자 확산으로 시나리오 1 대비 감염자 25% 증가(시나리오 2) 두 가지 경우를 설정했다. 이후 감염자의 수는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것으로 가정했다.

먼저 2020년 성장률은 한국이 시나리오 1에서 –2.3%, 시나리오 2에서 –5.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조경엽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 19의 감염이 확산될 경우 –5.1% 성장률을 기록한 외환위기 이상의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나리오 1에서 2020년 경제성장률은 유럽 –10.5%, 미국 –6.2%, 일본 –4.4%, 아시아 –0.9%, 중국 1.5%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높게 추산된 것은 통계적 오류와 낮은 검진율 등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미국의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5%, 대공황 –12.9%를 기록한 것에 비추어 본다면 코로나19의 영향은 세계경제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고 봤다.

한경연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 소득수준과 성장률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인 소득이 감소하는 '규모효과(level effect)'가 일어나거나, 인적자본 축적과 생산성이 저하돼 성장경로 자체가 하향되는 '성장효과(growth effect)'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경연은 코로나 이후 기존의 성장경로로 회복하는 데 통상 3년이 걸리다는 점을 감안해 규모효과를 코로나 발생 이후 3~10년 평균 GDP 손실액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손실액은 한국 168억~235억달러, 미국 1068억~1375억달러, 일본 355억~502억달러, 중국 1897억~2689억달러, 유럽 2796억~3781억달러, 아시아 1092억~ 152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인해 각국의 경제성장률도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성장률이 0.11~0.16%p 감소했다. 미국(–0.08~-0.10), 일본(–0.07~-0.12), 중국(–0.11~-0.15), 유럽(–0.17~-0.22), 아시아(–0.27~-0.36)도 각기 성장률 감소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실장은 "단기적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장기적 GDP 수준 하향을 넘어 성장경로의 기울기가 바뀌고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고서는 주요 경제지표인 세계교역과 실업률에 대한 변화를 제시했다. 한국의 수출은 7.2~9.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교역액 역시 5.1~6.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자리 충격을 의미하는 실업률은 기준치인 3.5%에 비해 2020년 0.68~0.91%p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조경엽 경제연구실장은 "저임금 근로자부터 해고되고 생계위협을 받는 것은 이번 코로나 경제위기에도 예외가 아니다"며 "정부지원이 취약계층에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가채무가 급증하면 장기 성장경로는 더욱 낮아져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시대, 비대면 산업의 활성화와 기존 제조업의 디지털화 등의 산업적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규제개혁, 노동개혁, 법인세 인하 등 제도개선을 통해 국내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현재의 위기를 탈출하고 장기 저성장을 막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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